[IT 해외 전략시장을 가다](1)정통부 수출지원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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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제 정보격차 해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IT 수출의 디딤돌이 된다. 사진은 지난 10월 15일 필리핀 마닐라에 개설한 정보접근센터의 테이프 컷팅 장면.

 국내 IT기업의 해외 진출 붐이 다시 일고 있다. 90년대 초중반 전자 제조업체의 해외 진출 붐에 이어 10년 만이다. 당시엔 가전회사인 삼성전자, LG전자를 중심으로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공장 설립이 잇따랐다. 지금은 IT 제품이 중심이며 생산 기지 보다는 해외 마케팅과 R&D 활동이 주다. 대기업은 물론 벤처·중소기업까지 폭이 넓어졌다.

앞다퉈 해외로 나가는 것은 글로벌 경쟁 체제 아래 세계 시장에서 최상위권에 들어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IT강국으로 우뚝 서면서 세계에 통할 제품과 기술도 많아졌다. 한편으론 한계에 이른 내수 시장이 기업들을 세계로 내몬다.

이유야 어찌 됐건 해외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않고선 IT강국의 명성도 곧 허물어진다.

우리 IT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지금 어디까지 와있는 지 현지 르포로 살펴보고 부족한 것을 정부와 업계가 어떻게 메워갈 것인 지 매주 두 차례씩 10회 연재한다. 우선 두 차례에 걸쳐 우리 정부의 IT수출 지원 체계 현황을 점검한다.

“해외 진출 기업의 투자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외교적,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세요.”

지난 13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다. 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해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IT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그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업계가 먼저 개척하면 정부가 숟가락만 얹는 일도 다반사였다. 심지어 일부 나라에선 정부가 뒤늦게 개입하면서 되레 걸림돌이 된 적도 없지 않았다.

대통령의 지시를 계기로 이러한 일이 사라졌으면 하는 게 해외로 진출한 IT기업인들의 바람이다.

IT 수출 지원책은 정보통신부와 산하 기관에서 주로 나온다.

정통부 정보통신협력국이 전반적인 수출 지원 정책을 입안하고,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등 산하 기관이 실행하는 이원 체계다.

정통부는 최근 이러한 지원 체계를 올해 더욱더 강화했다. 외국 정부와의 협력 업무 일변도였고 장관 보좌 기능에 그쳤던 국제협력관을 정책 수립과 집행을 수행하는 정보통신협력국으로 확대 개편했다. 협력기획과(과장 민원기), 국제기구과(이동형), 지역협력과(안근영) 등 세 과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협력기획과는 전반적인 지원 정책을 짜며 국제기구과는 외국 정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 업무를, 지역 협력과는 해당 지역에 대한 수출 지원 업무를 맡는다.

형태근 정보통신협력국장은 “우리 기업의 수출 지역과 분야가 워낙 다양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라면서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일에 정부가 앞장서겠으며 기업들이 마음놓고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산하 기관도 전진 배치했다. ICA에 KIPA의 8개 해외IT지원센터(일명 i-파크)를 통합한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지원 체계가 분산돼 효율성이 낮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관련 정보화촉진기본법 개정안을 지난 9월 국무회의에 통과시켰으며 이번 정기국회에 통과될 전망이다.

조성갑 ICA원장은 “ICA는 IT분야의 국제 협력과 해외 진출을 종합 지원해왔고, i-파크는 해외 거점 기능을 수행해왔다.”라면서 “지원사업과 해외 거점을 연계하고, 시장과 기술 등 현지 정보 습득은 물론 해외 파트너와의 상시적 교류를 활성화하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협의도 한층 활발할 전망이다. 정통부 산하 기관인 ICA와 산자부 산하기관인 KOTRA는 지난달 16일 해외 IT시장 개척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과제는 민간과 정부의 공동 보조를 강화하고, 지원 확대 방안을 찾는 것이다. 민간의 요구를 최대한 수렴하려면 유관기관의 해외수출 협의회도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 업종별, 기업 규모 별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아쉽다.

단순한 전시회 참가 지원을 넘어 해외 시장에의 진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정부간 정책과 민간 비즈니스 상담을 연계한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통신서비스와 휴대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세계적인 지명도를 감안해 통신 대기업과 대형 제조 업체와 마케팅 능력이 우수한 종합상사 등이 전면에 나서고 후방산업계가 뒤따라 진출하는 이른바 ‘선단형 수출 지원체계’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특별기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얼마 전 대통령 국빈 방문을 수행해 인도를 다녀왔다. IT분야가 주요 의제여서 한·인도 IT 장관회담을 했다. 인도 사람은 협상에 능하기로 유명하며, 마란(Maran) 장관이 지난 5월에 37세의 나이에 발탁된 인물이어서 걱정도 됐다. 그런데 막상 회담을 시작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뜻이 잘 맞았다. 하드웨어가 강한 우리와 소프트웨어 강국이 손을 맞잡으면 동반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형성했다. 하버드대학 MBA 출신인 마란 장관은 하드웨어 분야를 강화해 인도 IT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우리와의 협력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SW 인력협력센터 등 8개 분야의 협력 의제에 합의했다. 양국은 연내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내년 2월에 제1차 한·인도 IT협력위원회를 개최한다. 합의를 계기로 양국 IT기업 간의 비즈니스 교류도 매우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도와의 IT분야 협력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양국 간 비즈니스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 시점에서 열린 정상의 통상외교가 실질적인 협력관계로 신속히 발전할 ‘모멘텀’을 형성했다.

이번 방문은 우리 IT산업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소득도 얻었다. 인도와 같이 급성장하는 신흥 IT시장이야말로 내수시장 및 기존 수출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우리 IT기업들에게 새 도약의 기회다.

우리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의 활로를 터 줄 수 있는 것은 수출뿐이다. 우리 경제가 성장과정에서 수출에 얼마나 의존해 왔는지는 새삼 되뇔 필요조차 없다. 그 중에서 IT분야가 사실상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하는 견인차 구실을 해 온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IT 수출구조는 특정 국가에 편중돼 위기에 취약한 약점이 있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진 상황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갈수록 줄어들어 우리 IT산업의 수출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다.

반면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나머지 BRICs 국가들과 중동 등의 국가들에 대한 우리 IT기업의 진출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 전략국가는 대규모 내수시장과 높은 경제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IT분야 시장 잠재력이 무척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기업, 제조업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이 이뤄졌으며,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도 불안요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 통신서비스 회사들이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츰 글로벌 시장을 개척에 나서고 서비스 회사와 제조 회사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평적, 수직적 제휴관계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정부는 전략국가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IT협력을 강화해 우리 IT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이 원활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간 협력 프로그램도 우리 IT기업의 해외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게 국가별, 권역별로 전략적 접근을 꾀하고 있다.

특히 정보화 투자에 대한 정부의 ‘이니셔티브’가 큰 개도국과 신흥 시장을 대상으로 정부간 협력기반 조성활동을 강화해 향후 수출 채널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향후 5년, 10년 뒤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주력품목을 확보하기 위해 ‘IT 839 전략’을 국가적인 ‘아젠다’로 추진중이다. 반도체, 휴대폰 등을 이을 차세대 수출 전략품목들이 부상할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IT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여 장기적으로 수출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을 설립해 IT수출 지원기능을 효율화하고 KOTRA 등 수출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IT중소기업 수출을 종합 지원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겠다.

한국의 IT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월드 퍼스트’(World first), ‘월드 베스트’(world best)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 경험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우리 IT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해외 시장에 나간다면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의 활로를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 minister@mi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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