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 디지털혁명과 현대미술
-이용우·2004 광주비엔날레예술총감독
예술가들은 모험적 사냥꾼들이다.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들이 바라보는 모든 매체들은 모두 예술에 사용되는 소재일 뿐이다. 예술가들에게 의식의 자유는 매체선택의 자유이며 그것은 곧 표현의 다양성이다.
광주비엔날레의 참가 작가들이 사용하는 소재 가운데 디지털 테크닉을 포함한 영상매체는 전시출품작품의 절반을 넘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바로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 속성은 매우 아날로그적이지만 그들이 쏟아놓는 발언은 경계가 따로 없다.
디지털 시대의 온갖 영상매체의 폭력에 익숙한 관객들은 정지된 회화나 조각 등 전통적 미술장르에는 금방 실증을 느낀다. 인터넷을 통하여 배달되는 정보에 익숙한 독자들은 시각예술도 저절로 배달되어 자신을 즐겁게 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므로 현대미술과 디지털 매체의 결혼은 단순히 편이성 이외에도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예술가를 ‘시대를 읽는 안테나’에 비유한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인터넷이 출현하지 않았더라면 미디어 공상가로 전락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맥루한은 예언가가 되었다. 백남준이 텔레비전과 피아노를 도끼로 때려 부수지 않았더라면 그는 72세의 평범한 촌로일 것이다.
예술가와 일반인의 차이가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한다면 작품을 감상하는 일반관객과 전문가의 차이도 역시 보는 관점에서 발생한다. 영상매체는 그러한 보는 관점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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