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이 전력소모와 칩의 크기를 크게 줄이면서도 효율성은 기존 제품 보다 훨씬 높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커다란 흐름은 두 개 이상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하나의 칩에 집적해도 동등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최근 열린 반도체 포럼 등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즈, AMD, 브로드컴, 캐비엄 네트웍스 등 칩 설계 및 제조업체들은 하나의 칩에 두 개 이상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멀티코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수익성 저하에 직면한 이들 업체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제품 확대를 통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멀티코어 칩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IBM은 자사의 슈퍼컴퓨터 블루진/L에 이 기술을 적용할 지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IBM 관계자는 “6만4000개의 프로세서를 하나의 시스템에 장착해야 하는 IBM으로서는 전력소모를 줄인 칩 개발이 중대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성능을 두배로 향상시킬 수 있는 듀얼 칩 ‘울트라 스파크 Ⅳ+’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06년에는 8개의 프로세서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나이아가라(코드명)’도 내놓을 예정이다. AMD도 내년 라이벌인 인텔보다 먼저 멀티코어 칩을 발표할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데이터 스토리지, 보안, 통신 등 애플리케이션까지 겨냥해 4개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멀티코어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캐비엄 네트웍스는 하나의 실리콘에 2∼16개의 프로세서를 장착한 네트워킹용 칩 개발을 논의중이다.
IBM의 버나드 메이슨 수석 기술개발자는 “트랜지스터를 줄여 단순히 반도체 크기만 줄이는 고전적 방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재료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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