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전화시장 `과열 혼탁`

시내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시장에서 사업자 간 가입자 확보 경쟁이 격화돼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 및 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주요 유선 사업자들은 통신위원회에 각종 편법, 불법 마케팅 사례를 제소했거나 제소할 예정이며 통신위원회사무국은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전산분석과 현장방문을 통해 조사 중이다.

◇시내·시외전화 사업자간 “불법 자행” 주장=시내전화 이동성제도 도입으로 인한 KT, 하나로텔레콤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KT는 하나로텔레콤이 시내전화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약관을 위반하는 과도한 기본료 면제혜택을 제공하고 전화국 직원을 사칭하는 행위 등의 탈법 행위를 발견, 통신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나로텔레콤이 △번호이동관련 허위 정보 제공 △자의적인 번호이동 취소 △고의적 지연 처리 △실제 개통 축소 등을 제소, KT가 지난달 9일 2억3000여만 원의 과징금을 부여받은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하나로텔레콤은 시외전화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전선택제를 신청한 30만 명에 KT에서 시외전화 요금 과금한 사실을 통신위에 적발, 시외전화 사전 신청제를 2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렸다.

◇초소속인터넷 “경품 공세”=기간통신사업자 부여를 앞두고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도 불탈법 및 변칙 마케팅을 통한 가입자 뺏어오기 경쟁도 가열됐다.

하나로텔레콤 측은 “가입자가 비(非)커버리지 지역에 이사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을 악용, KT 등이 가입자를 위장전입시켜가면서까지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라며 “시정이 안 된다면 통신위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또 각 사업자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10%를 넘을 수 없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규정(경품류제공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 기준)을 어기고 값비싼 경품을 주거나 일정기간 무료사용을 미끼로 내걸고 있는 상황이다.

한 유선사업자의 상무는 “유선 시장은 3분기에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라며 “특별 조치가 없다면 후발 사업자들은 모두 도산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며 절박한 심정을 나타냈다.

통신위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은 작년 초반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유선방송사업자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고 유선전화도 수차례 경고조치가 있었음에도 불법 사례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라며 “자정하지 않는다면 경고, 과징금 이외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조치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