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간에 미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개발사에 대한 대규모의 자금 투자가 여러 건 이뤄졌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쳐다 보지도 않던 모바일 게임 분야에 미국 벤처 캐피털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건건의 투자 규모가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여러 개의 회사에 여러 벤처캐피털이 경쟁적으로 투자한 점은 현재 미국내 투자 환경에서 비춰 봤을 때 가히 놀랄만한 사건이다.
회사별로 적게는 우리 돈으로 수백 억원대에서 많게는 1000억원에 이르는 돈이 모바일 게임 몇개 업체에 투자됐다. 어떤 벤처 캐피털은 수백억원의 투자 결정에 단 3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는데 따르는 과실을 독식해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겠다.
분명한 것은 이들 개발사에 투자된 자본은 이 회사들이 글로벌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데 쓰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거대한 자본을 무기로 대형 라이선스를 전부 획득하고, 동시에 세계 각국의 유능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를 인수해 나갈 것이다.
미국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 그리고 중국 시장이 이들의 주요 타겟인 듯 하다. 한국의 내수 시장은 너무 작기 때문인지 이들의 구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넓게 보면 우리의 IT 산업 전체가 그렇듯 모바일 게임 분야도 한국은 하나의 테스트 베드 시장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은 과연 어떤 위치에 와 있는가.
정체된 내수 시장, 열악한 자본력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콘솔이나 온라인 게임처럼 콘텐츠 개발사가 주도하는 시장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난립으로까지 얘기될 정도로 어느 플랫폼 못지 않은 수백개의 콘텐츠 개발사가 존재하고 있지만 시장환경의 변화 및 개발 트렌트에서 주도권을 잡아나가는 개발사는 없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이 외국 기업의 독무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힘을 가진 콘텐츠 개발사들이 나와야 하고 길러져야 한다. 그나마 한가지 다행스런 일은 미국, 일본 등에서 작지만 희망적인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M사는 일본에 직배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수출에 활로를 텄고, G사가 만들어 미국에 론칭한 스포츠 게임은 최고 점수의 리뷰를 받았고 서비스 이후에는 줄곧 스포츠 장르에서 다운로드 순위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의 모바일 게임 관련기업들이 예전에는 거들떠 보지 않던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기획·개발 능력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한 것 같다.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하면서 동시에 미국과 일본에서 이룬 작은 성과에 희망을 걸어본다.
<게임빌 송병준 사장 bjsong@gamev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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