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체결된 CJ인터넷과 KTF의 제휴는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우선은 넷마블에 축적된 게임 및 콘텐츠가 KTF의 모바일 기반으로 옮겨지는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CJ그룹의 계열화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KTF의 모바일환경에서 거대한 가치사슬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휴는 특히 대기업 계열의 거대 자본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모바일게임시장으로 몰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그동안 중소기업들만으로 영세하게 영위돼 왔던 시장이 메이저 게임업체들까지 가세한 신흥 경쟁시장으로 떠오름에 따라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은 궁극적인 구조변화의 서막을 열게 됐다.
◇전면 경쟁 불가피=웹젠, 넥슨, 소프트맥스, 윈디소프트 등 온라인게임업체들에 이어 대기업까지 모바일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이제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섰다.
온라인게임이 폭넓은 인지도와 유저층을 바탕으로 모바일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고, 대기업은 거대한 자금력과 시장기반을 바탕으로 강력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 심각한 위협에 맞닥뜨린 곳은 모바일게임 전문업체들이다. 몇몇 업체가 고유의 개발력과 오랜 서비스경험으로 탄탄한 시장기반을 갖고 있긴 하지만, 전체 시장의 90%를 점하고 있는 영세업체들은 자연도태 내지는 시장철수가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한 중견 모바일게임업체 대표는 “지금까지는 고만고만한 기업들하고만 경쟁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전혀 달라질 것”이라며 “온라인게임에 성공한 전문업체 및 거대기업과 맞서야 하는 점이 생존 부담으로까지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폰 게임시장 성큼=이번 CJ인터넷과 KTF의 제휴는 이른바 ‘게임전용폰’으로 불리는 차세대 게임폰 중심의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CJ인터넷은 지금까지처럼 일반 휴대폰에서 구현되는 ‘설익은’ 모바일게임시장에 뛰어들기보다 게임폰시장의 본격 개막이라는 시점을 앞두고 시장진입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 연말부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게임전용폰 출시가 본격화되면 이동통신사별로 우수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단말기 확산과 함께 고품질 게임에 대한 요구는 더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쟁에서 CJ인터넷처럼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배급해온 경험과 개발 노하우를 갖춘 업체는 ‘몸값’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고사양 전용폰에 걸맞은 양질의 게임을 개발하지 못하는 업체는 규모 여하를 떠나 시장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해외시장과 M&A도 주목=한국산 모바일게임이 해외에서 제 역량을 발휘할 시기가 이번 CJ인터넷-KTF의 제휴로 더욱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CJ인터넷은 해외 게임포털과 파트너 기반을 가진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제휴는 기존에 역량 있는 모바일게임 전문업체 간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나 새롭게 진입한 메이저업체에 의한 전문개발사 M&A 등을 촉발하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나아가서는 해외시장을 호령할 거대 글로벌 모바일게임업체의 탄생도 기대봄 직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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