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기술개발 전진기기는 이제 한국"
한국이 휴대폰 연구개발(R&D)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모토로라·유티스타컴·ST마이크로·스펜션·내셔널세미컨덕터·애질런트 등 세계적인 휴대폰 및 관련 핵심부품 업체들이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해 한국에 잇달아 R&D센터를 설립,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80∼90년대 유럽과 미국이 세계 이동통신 R&D를 주도했던 것과 같이 우리나라가 휴대폰의 테스트마켓·고급브랜드·제품력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휴대폰 R&D의 게이트웨이로 떠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2위 휴대폰업체인 모토로라는 최근 자회사격인 어필텔레콤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 후 이곳에 R&D 기능을 이관했다.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세계 휴대폰 시장의 테스트마켓에서 경쟁력을 쌓은 어필텔레콤을 R&D 전진기지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 모토로라는 현재 각 지역에 흩어져 있던 휴대폰 R&D센터를 한국(어필텔레콤)과 미국(본사)을 중심으로 재편중이다.
최근 미국의 대형 휴대폰 유통업체인 오디오박스를 인수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중국계 기업 유티스타컴도 한국을 R&D센터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조만간 수백억원을 들여 한국의 휴대폰 R&D업체인 기가텔레콤의 CDMA R&D부문(100여명)을 인수하고, 관련 인력 역시 대폭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의 일부 휴대폰업체들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텔슨전자와 맥슨텔레콤의 R&D부문만을 인수해 R&D는 한국에서, 생산은 중국에서 하는 식의 이원화 전략을 추진중이다.
휴대폰 부품업체들의 R&D센터도 한국으로 대거 움직이고 있다. 올 들어 ST마이크로·스펜션·내셔널세미컨덕터·애질런트 등 세계적인 반도체업체들이 한국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세계 최대 CDMA 칩업체인 퀄컴도 국내에 R&D센터 설립을 검토중이다. 한국에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세계적인 휴대폰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데다 디스플레이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국내에 R&D센터를 설립한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 업체인 스펜션의 버트란 캠보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휴대폰 시장인 한국에 첫번째로 R&D센터를 구축했다”며 “한국의 R&D센터는 휴대폰 시스템 솔루션 연구에서 공정기술 및 반도체디자인 등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종·김규태기자@전자신문, ijkim·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