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2주년 특별기획]IT업계 CEO 100인 설문조사(3)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공장 中 이전 대비 정부지원 대책은

 ‘밤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다.’

내수침체의 후유증과 소비심리 회복지연으로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추락하는 매출과 이익에 기업 모두가 때아닌 겨울을 맞고 있다. IT기업들도 예외일순 없다. 지표상의 경제상황보다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더욱 춥게한다. 전자신문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IT업계 CEO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언제쯤 해가 뜰까= 설문조사 대상 CEO들은 경기회복의 시점을 내년 하반기쯤으로 보고있다. 일부는 경기회복이 다소 더뎌 2006년 이후에나 회복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상당수 응답자(53%)는 내년 하반기를 경기회복의 시발점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경제연구소의 경제전망도 CEO들의 전망과 일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내년 경기가 급격한 V자형 회복세는 힘들겠지만 완만한 U자형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원증권은 가계 재정이 정상화되는 내년 2분기부터 소비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이후에 전반적인 내수 및 체감경기 확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경제연구소도 IT의 소비 및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플러스 전환,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 역시 IT산업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이 중심이 되어 경기회복이 시작되고 경기활성화도 이들이 주역이 될 것으로 내다 봤다.

◇벤처 육성이 한국 경제의 희망= 벤처기업은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이었다. 이러한 벤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CEO들은 내수 침체를 우선으로 꼽았다. 또, 기술이 있어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는 것과 함께 대표 벤처기업의 부재로 인한 자신감 상실 등도 어려움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벤처에 거는 기대는 역시 크다. 청년실업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벤처육성이 단단히 한몫할 것이라는데 CEO들은 많은 표를 던졌다. 고용효과면에서 벤처기업 육성은 어떤 사업 육성보다 효율적이다. 고용의 경직성도 별로 없다.

이러한 벤처기업 육성의 걸림돌로 응답자들은 벤처지원 정책의 구체적인 방안이 미흡과 정책집행기관의 전문성 부족을 들었다. 벤처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측면에서 정부의 지원은 가려운데를 긁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CEO들은 벤처기업 육성 지원책으로 가장 먼저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늬만 벤처인 기업이 활개를 친다면 실력을 갖춘 벤처기업도 덩달아 헐값에 넘어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과기 IT정책 현실적 손질 시급= CEO들은 현 참여정부의 과기 IT정책에 부정적이다.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CEO는 28%인 반면 나머지는 별 차이 없거나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참여정부의 과학기술 중심의 정책이 엇박자를 보이는 대목이다. 정부의 의지와 기업의 시각이 빗나갔다. 문제는 정책 내용에 따른 혜택이 발표와 달리 기업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데 있다. 내용 또한 이전과 비슷하고 포장만 바뀌는 형태로 진행됐다. 정책과시용이라고 잘라 만할 정도로 현 과기 IT 정책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따라서 과기 IT정책의 현실적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책이 기업과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부정적인 인식만 심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개선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의 도전 ‘경계 1순위’= 지난해에도, 올해에도 중국은 우리 경제의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기회의 시장이기도 하지만 넘어야 할 벽이기도 하다. 공장의 중국이전에 따른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나라에 굳이 공장을 세울 이유가 없다. 어떤 이유로든 중국은 우리기업의 생산기지마저 앗아가는 무서운 적으로 돌변해 있다. 최대의 무역교역국이지만 최대의 적인 중국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CEO들은 산·학·연공동대처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 중국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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