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끝난 아테네 올림픽 남자 탁구 단식에서 우승한 유승민 선수는 김택수 코치의 지시로 파란색 유니폼과 속옷을 대회 기간 중 계속 세탁하지 않고 입었다고 한다. 그것이 행운을 가져다 주거나 액운을 방지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처럼 운동 경기나 중요한 시험을 치를 때 징크스를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 징크스가 실제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무시하려 하지 않는다.
포커에서도 이러한 징크스를 중시하는 고수들이 생각보다 많다. 징크스의 종류도 사람마다 아주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하는 날은 일부러 여자를 만나지 않는다(또는 일부러 만난다)’, ‘게임을 하기 전에는 국물이 있는 음식을 안 먹는다’, ‘게임 장소에서 항상 특정한 방향(동쪽, 서쪽 등)을 등지고 앉는다’, ‘게임 중에는 화장실에 가지 않는다’, ‘게임이 잘 될 때는 도중에 손을 씻지 않는다’ 등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각각 느끼는 이러한 징크스와 달리 거의 모든 고수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징크스가 있다. 고수들은 다음과 같은 현상이 게임 중에 자주 일어나면 게임이 안 풀리는 날로 생각한다.
첫째, A(K)투페어로 잘 이기지 못하는 경우
둘째, A(K)원페어에서 투페어를 못떠서 지는 경우
셋째, 히든에 역전을 당하는 경우
그래서 고수들은 이러한 날에는 무리한 승부를 자제한다.
또한 게임을 하다 보면 그날 그날에 따라 자신에게 강한 상대와 약한 상대가 뚜렷히 구분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즉, 어떤 상대에게는 붙기만 하면 지고, 반대로 어떤 상대에게는 아주 좋은 승률을 기록하는 식이다. 그래서 고수들은 그날그날 자신에게 강한 것으로 느껴지는 상대와는 의도적으로 큰 승부를 피한다.
아울러 포커게임의 고수일수록 게임 중에 상대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엄격히 금기시하는 경향이 많다. 어떤 의미에서든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징크스가 누구에게나 100%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음미해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다.
세계 최고의 첨단 기술과 합리적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미국의 카지노에도 다음과 같은 징크스가 불문율처럼 통용되고 있다.
1.생리중인 딜러를 피해라.
2.퍼머 머리를 한 딜러를 피해라.
3.손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딜러를 피해라.
2,3의 징크스는 누구라도 보면 알 수 있지만 1번은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카지노의 여자 딜러들은 팁을 두둑이 주는 매너 좋은 손님에게 ‘오늘은 내 자리에서 게임을 하지 말라’며 무언의 사인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3가지 상황을 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유감이지만 어쨌든 합리적이고 정확한 계산이 습관화된 미국인 사이에서도 이러한 징크스가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펀넷고문 leepro@7po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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