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산업은 국가 경쟁력의 척도다. 21세기 들어 전자 산업 패러다임이 완제품에서 부품·소재로 급전환됨에 따라 부품·소재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IT 완제품 수출의 과실을 부품·소재 부문이 갉아먹으면서 국가 경쟁력 약화가 부품·소재산업에서 촉발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도 부품 및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경련은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한편, 핵심 품목을 골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가 일본과 무역수교를 맺은 이후 부품·소재산업의 높은 수입의존도로 인해 대일 무역역조 현상이 사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 158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휴대폰·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 주력 품목이 세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 보일수록 상대적으로 일본의 부품·소재산업 수출이 더욱 활기를 띠는 등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그야말로 기형적인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정부가 올해부터 기술력을 인정받는 부품·소재기업을 대상으로 인력교육, 경영컨설팅, 마케팅지원 등 경영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개별 기업 지원 형태에서 협업 지원 형태로 전환하는 등 과거와 다른 기술 개발 지원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 돈만 주는 나눠주기식 지원 형태에서 부품·소재기업들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입안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내 중소 부품업계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 휴대폰 등에 힘입어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의 멀티미디어화로 시모스 이미지 센서(CIS),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CCP),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등이 새로운 효자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면서 첨단 IT부품(반도체) 산업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추세는 DTV 활성화와 맞물리면서 국내 중소·벤처 부품업계의 르네상스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황무지였던 비메모리 반도체설계분야에서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벤처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LCD 소재분야에서도 이 같은 급속한 매출 증가를 보이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유치법에 따른 다양한 혜택을 등에 업고 한국시장에 속속 입성하고 있는 외국계 부품·소재기업들은 한국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측면과 함께, 국산화를 통해 자생력을 키우려는 국내 업체에는 위협으로 작용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부품·소재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8%의 무역 관세가 머지않아 철폐되면 그나마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방패막이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부품·소재산업을 위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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