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추진중인 TV포털 전략은 그간 유무선통신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통해 장악한 수천만 가입자 기반을 정보 가전 업체와 방송사업자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한다. 결론은 통신 방송 융합을 통한 시너지로 KT의 중장기 먹거리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TV포털 사업의 의미=KT의 TV 포털서비스 계획에는 유무선망·인터넷망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가입자망과 포털사업자 KTH, 위성방송 사업자 스카이라이프 등을 연계할 경우 TV기반의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숨어 있다. 네트워크 구축과 유통망 확보 경험,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이용자를 상대로 한 과금처리 능력이 결합되면 TV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 시장 장악이 손쉬워 보인다. 셋톱박스만 갖춰지면 디지털TV로 시작된 디지털 홈시장에서 기득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입자 기반을 디지털TV 사용자 기반으로 전환, 민영 KT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왜 셋톱박스 판매인가=KTH가 최근 선보인 포털 ‘파란닷컴’은 TV 포털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바람몰이로 풀이된다. 인터넷 콘텐츠 강화를 통해 포털 경험을 축적하고 나아가 스카이라이프와 기존 콘텐츠를 결합시키면 당분간 최강의 TV포털 사업자로 군립하게 된다는 것이다. 셋톱박스는 이런 TV포털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말기인 셈이다.
정보가전업체와 방송사가 주도해온 셋톱박스는 TV포털 서비스가 구현되는 디지털 홈 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비다. 따라서 통신 가입자 기반을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용자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KT가 IP기반을 이용해 일반 가정을 장악하려면 셋톱박스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를 위해 KT가 선택한 카드는 저가형 셋톱박스다. 저가형으로 할부나 보조금을 지급받아 무료로 배포할 경우 디지털 TV 기반의 홈 네트워크 시장은 순식간에 자신의 수중으로 떨어진다는 계산이다.
KT의 셋톱박스 전략은 대량구매, 저가공급 형태를 띌 것으로 보인다. 셋톱박스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수백만대에 이르는 셋톱박스 물량을 주문, 저가에 공급 받은 뒤 이를 자회사와 자사 유통조직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판매 전략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모집시 모뎀을 공급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지상파 및 위성 방송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업자는 초기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파장=통·방 융합 시장에서 한계는 없다. KT의 TV 포털 서비스 전략은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넘어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한 미래 정보가전 시장의 장악에 있다. 단순한 디지털 방송 수신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t커머스까지 수행할 수 있는 진보된 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KT TV포털 서비스는 홈네트워크 시장에서의 승부라기보다 국내 통신, 방송, 온오프라인 산업 전반을 주도할 수 있는 거대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문제도 있다. KT 전략이 구체화되려면 KT 민영화가 완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배적 사업자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규제에 쌓인 KT가 각종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방송 및 다른 통신사업자가 KT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반발할 경우 어려움도 예상된다. 여기에 방송사업자들의 대응전략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KT 계획에 대해 방송사업자가 자신의 영역이라고 제동을 건다면 난처한 상황도 올 수 있다. KT가 아무리 통신사업의 진화라고 강조해도 주변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TV포털 서비스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김상룡·조장은기자@전자신문, srkim·jecho@etnews.co.kr
사진; KT는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KTH 등과 함께 게임·교육·영화·방송 등을 총망라한 종합 콘텐츠망을 구축하고 이를 셋톱박스를 통해 유무선 및 초고속인터넷가입자들에게 공급하는 TV포털서비스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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