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대구·광주·경북 교육청이 선보일 사이버가정학습체제는 ‘IT를 통한 교육 혁명’의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이번 사이버가정학습체제는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 기회의 제공 측면에서 보면 지난 4월 시작한 교육방송(EBS)의 수능 방송과 동일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즉 EBS가 강의내용을 일방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이번 사이버체제는 현직 교사와 학생의 IT(인터넷) 상호 작용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만큼 물리적 준비과정이나 교육적 효과에 대한 논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유용한 콘텐츠 등의 개발을 위해 관련 예산 지원액을 확정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대상 및 지원 예산=대구·광주·경북 등 3개 시도 교육청은 이번에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공모과정을 통해 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들 시도 교육청은 그동안 지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격 교육 등을 실시해 시스템 인프라, 노하우 등에서 다른 교육청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정보화기획과 배성근 과장은 “대구·경북·광주 교육청은 e러닝의 핵심인 양방향성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어 시범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서비스 대상은 일단 대구·광주·경북 지역 내 중·고등학생이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자들의 특성상 해당 지역 학생들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사이버가정학습체제 도입은 사실상 전국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셈이다.
◇사이버가정학습체제의 주요 내용=이번에 마련된 사이버가정학습체제는 학생들이 방과 후 인터넷에서 교사의 지도 하에 자율 학습을 한다는 것이 골자다. 각 교육청 사정에 따라 학급 편성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교사 1인당 약 30명 안팎의 학생들로 구성될 사이버 학급에서는 교육청에 상관없이 자기 수준에 맞는 과목과 학급을 골라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사이버 학급이 편성되면 교사는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며 인터넷 영상 채팅 등을 이용해 수업을 하게 된다. 또 교사가 제공한 학습자료를 학생이 스스로 공부한 뒤 질의 응답하는 형식의 수업도 이뤄진다. 그만큼 EBS 수능 방송보다는 세분화되고 양방향성이 강화된 인터넷 교육이다. 그러나 올해는 일단 ‘시범’차원인 만큼 사이버 학급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지역과 그 수에 따라 제한적이어서 모든 교육청이 시작하는 내년에나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제 및 향후 전망=이번 사업은 EBS 때와 달리 학습 동기 유발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EBS의 경우 수능 시험과의 연계 정책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호응을 얻었지만 ‘사이버 과외’는 철저한 개인의 학습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각 시도 교육청에서도 학습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김형중 교육정보화 과장은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 학급당 교사 1명과 보조 교사 1명을 둘 예정이지만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버 학급의 오프라인 모임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유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사이버 교사 확보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사이버 과외’ 교사들에 대한 보상안이 마련돼 있지만 참여 여부와 업무 부담 증가에 따른 문제 등이 남아 있으며, 또 학생들로부터 외면받지 않을 콘텐츠 개발도 풀어야 할 문제다.
고려대 교육학과 박인우 부교수는 “사이버가정학습체제는 각 시도 교육청의 자율성이 강조된 만큼 정확한 목표 설정을 통해 세부 작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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