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니터 시장에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모니터 판매 실적에 따르면 17인치 LCD모니터가 전체 모니터 판매량의 70∼80%를 차지, 지난해보다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15인치 및 19인치 LCD 모니터는 오히려 점유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계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19인치 LCD 패널 판매량과 매출비중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17인치 LCD모니터가 대세=전자전문점인 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전체 모니터 판매량 가운데 17인치 제품 비중은 무려 8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의 78%와 비교하면 5%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반면, 15인치 제품과 19인치 제품은 지난해 말 12%·4%에서 각각 3%로 비중이 낮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에서 더욱 심한 편이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에 따르면, 이들은 15인치 제품과 CRT제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는데 올 들어 17인치 제품 비중은 크게 늘어난 반면 19인치 제품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LG홈쇼핑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인치 제품과 19인치 제품의 비율은 65대 35로, 지난해 말의 40대 60에 비하면 17인치 제품이 주력으로 올라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CJ 홈쇼핑도 17인치 제품과 19인치 제품의 판매비율이 88대 12로, 지난해 말의 77대 23에 비하면 17인치 제품의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채널은 프로그램 편성에 따라 매출도 좌우되는 특성이 있지만, 19인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말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은 소비자들의 구매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판매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의 경우 지난해에는 15인치 및 17인치·19인치·CRT의 비율이 각각 17%·32%·15%·36%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2%·70%·8%·20%로 17인치 제품의 판매가 압도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왜 17인치인가= 국내 모니터 시장이 17인치 제품으로 편중되는 가장 큰 이유는 패널 수급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이후 15인치 패널의 부족현상이 심해지자 패널 제조업체들이 노트북 시장 위주로 패널을 출하, 모니터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원할치 못했기 때문에 15인치 제품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고 가격경쟁력 역시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원인은 패널 가격이다. 17인치에 비해 19인치 패널의 가격이 아직은 높게 형성돼 있어 19인치로 옮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LG전자 정보기기지사의 권혁창 부장은 “19인치 LCD모니터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전체 모니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자체는 아주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19인치 모니터 판매 비중이 전년 3분기에 6.1%에서 올해 3분기에는 14.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9인치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국내의 현상이 경기 불황을 감안한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의 정택중 팀장은 “지금은 19인치 패널 가격이 17인치에 비해 꽤 높은 편이지만, 연말 경에 200달러 이하로 떨어져 17인치 가격 수준에 근접한다면 19인치 모니터의 비중이 10%이상은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영하·유형준기자@전자신문, yhpark·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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