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소리바다 유료화 성공하려면...

‘소리바다와 벅스의 운명은 내 손 안에’

　무료 음악사이트 대표 주자인 벅스와 무료 P2P 음악공유서비스로 유명한 소리바다가 동시에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사용허락’이 서비스 성공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음반사나 기획사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사용권리를 획득한다고 해도 국내 대부분 음악의 저작권을 신탁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허락을 얻지 못하면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두 회사 모두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다. 소리바다 관계자는 “정식 유료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저작권협회와 긴밀히 접촉중”이라며 “조만간 사용허락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벅스 측도 “과거 대형 음반사와 문제가 있을때에도 음악저작권협회와는 계약을 맺고 정상적으로 음원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음악저작권협회 역시 소리바다와 벅스가 사용허락의 전제조건만 지켜준다면 ‘무조건적인 사용불가’를 주장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협회 측이 제시한 전제 조건이 꽤나 까다롭다는 것. 협회는 우선 소리바다에는 ‘무료 P2P 서비스 폐쇄’를, 벅스에는 ‘2개월 내 유료화’를 각각 요구했다. 소리바다의 가장 큰 무기인 방대한 회원이 무료 P2P 서비스 덕에 생긴 것임을 감안할 때 ‘무료 P2P 폐쇄’가 불러올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벅스 측도 음원 확보와 자금 유치 등의 문제로 유료화 시점을 오는 12월 1일로 미뤄놓은 상태여서 10월 1일 유료화 안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협회는 벅스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재 진행중인 음악서비스중지 가처분 소송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압박을 더하고 있다.

　벅스 측은 특히 유료화 시점과 함께 사용료 소급 지급 문제도 걸려 있다. 벅스는 지난 2000년부터 올린 매출의 5%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협회는 유료화 후 3개월간 매출 평균을 낸 후 1년치를 소급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와 관련, 지난 16일 법원 중재로 2차 조정을 가졌으나 별다른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내달 6일 3차 조정을 갖기로 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음악산업 발전을 위한 협회의 당면과제를 불법서비스 척결로 삼았다”며 “소리바다와 벅스가 이왕 합법화의 길로 들어설 것을 결심했다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