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오른 휴대인터넷 사업권 경쟁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권 확보를 위한 통신사업자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주 초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2일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수정안을 만들어 이달 말 열릴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의를 거쳐 9월 초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업권 획득을 노리는 통신사업자들은 이에 따라 최근 관련조직을 보강하는 한편 정부가 만들 안을 토대로 본격적인 사업계획서 작성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운이 걸릴 만큼 중대한 사업권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년 2월 사업자를 확정할 이번 휴대인터넷 사업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과거 사업권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일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하는 국민적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 IT산업의 근간이란 점과 이미 인터넷인구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휴대인터넷은 IT산업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휴대인터넷은 우리의 독자기술 방식으로 개발한 것인데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IT코리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이다. 또 최근 부진한 투자를 IT사업자가 앞장서서 활성화하고 사업자들이 휴대인터넷에서 구체적인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경우 경제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은 의미가 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과거 PCS 등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때마다 불거져 나온 부조리와 잡음 등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점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지난 12일 열린 공청회에서 허가정책을 발표한 정부관계자와 통신사업자 등은 사업자 수를 놓고 2개 또는 3개로 엇갈렸다. 이처럼 현안에 대해 가능하면 자사의 이해와 일치시키려는 통신사업자들의 다른 목소리를 정부가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거기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최종안을 마련하느냐가 일차적인 관건이다.

 특정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나 단합의 폐해를 방지하면서도 경쟁활성화를 통해 IT산업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면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겠지만 가장 우선해야 할 사항은 산업적인 측면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휴대인터넷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어떤 고려사항도 이점에 우선할 수 없다. 특히 지난날 정경유착이나 금품로비 등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된 부끄러운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나 해당자들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오직 사업계획서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과거처럼 사업권 선정을 둘러싼 잡음과 그로 인해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각계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업자 선정기준이 산업적인 측면에서 미래 산업흐름을 반영해 명확하게 마련돼야 휴대인터넷이 IT코리아의 위상을 확실하게 자리매김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 사업은 단순히 우리가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IT산업과 경제를 활성화하고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가 이 분야 세계 기술표준을 주도해 로열티 수입도 가능하도록 미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번 휴대인터넷 사업이 그 어느 때보다 알차고 내실있게 추진돼야 할 당위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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