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와 대형 유통업체 간에 벌어지고 있는 카드 수수료인상을 둘러싼 분쟁의 불똥이 카드VAN업계로 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와 수수료 인상과 관련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사들은 결제승인을 대행하는 카드밴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서 인하방침을 정하고 카드밴사와 협상을 본격화할 태세다.
특히 일부 카드사는 수수료 인상에 대한 대형 유통업체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VAN사를 통하지 않고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직접적인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자’며 대형 유통업체에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VAN사들은 인상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VAN/수수료 내리자’=최근 카드사들은 유통업체에 결제수수료 인상을 통보함과 동시에 카드밴사와 VAN수수료 인하 협상에 들어갔다.
통상 카드사가 VAN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건당 80∼120원 정도. VAN사를 통한 신용카드 결제승인이 월 1억5000만건 가량임을 추산해 볼때 카드사는 월 150억원(건당 평균 100원으로 잡았을 경우)정도를 카드VAN사에 승인대행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VAN사들이 많게는 건당 60원 정도를 대형 가맹점에 리베이트로 지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때 수수료를 많이 받는 VAN업체의 경우 인하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수익 악화될 것’=선발 VAN업체로 타사에 비해 많은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고 있는 한국정보통신과 나이스정보통신 등은 이 같은 카드사의 제안이 달갑지 않는 모습이다.
나이스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대리점 유지운영비용 등을 생각해 볼때 지금의 VAN수수료도 원가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수수료를 더 인하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VAN사의 수익구조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선발업체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후발 VAN사들은 느긋한 입장이다.
엔씨밴의 한 관계자는 “후발업체의 경우 이미 적은 금액을 받고 있어 카드사의 인하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며 “후발 VAN업체의 경우 수수료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카드사-대형가맹점 직거래 변수=카드VAN사들은 특히 비씨카드가 이마트에 VAN사를 통하지 않은 직결제망을 구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구동성으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VAN사인 한국신용카드결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VAN사가 카드사를 대신해 인프라를 투자, 게이트웨이의 역할을 하면서 신용카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제 와서 카드VAN사를 내치겠다는 것은 상도의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카드사가 직거래망을 열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필요한데 중복투자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관철하기 위해 카드VAN사를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VAN업계의 주장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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