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코스닥시장에 만연돼 있는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최근 일어난 한 M&A 사례가 좋은 예가 될듯 싶다. B2B 솔루션업체인 비투비인터넷은 코스닥 등록사인 아이콜스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아이콜스는 기업공개 당시 주관 증권사였던 KGI가 보유하고 있던 시장조성 물량과 장내 공개 매수 등으로 단숨에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윽고 비투비인터넷은 적대적 M&A를 선언했고 게임은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아이콜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몇 퍼센트 안되는 지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조성 물량을 담합해 넘겨받았다’고 금감원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마침내 공은 법원으로 넘어가 판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두 회사 사장들이 각자 지분을 제3자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수개월에 걸친 상호 비방이 무색할 정도로 발빠른 협력이었다.

 피해는 물론 투자자들에 고스란히 넘어갔다. 2300원대하던 주가가 1300원대로 폭락해버린 것이다. 비록 꽤 유명한 여성기업인에게 회사는 넘어갔지만 향후 사업에 대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 여성기업인은 게임업체를 운영해오던 인물로, 시스템통합(SI)업체인 아이콜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경험이나 노하우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나라의 주식시장에 등록돼있는 기업이 순간적인 이해 득실로 회사의 운명을 순식간에 바꿔 버리는 이 같은 경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두 회사의 경영진들은 소위 ‘가진 자의 횡포’를 부렸다. 회사의 사업성을 믿고 혹은 새로 변신할 미래상을 보고 투자한 민초들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없다. 물론 시장경제에서 수단은 목적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더 더욱 나쁘다. 애시당초 좋은 회사 만들기에는 관심없었고 자신들의 뒷 주머니 챙기기가 목적이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양사의 M&A 해프닝 말고도 일부 코스닥 기업들의 작태는 시장경제를 내세운 ‘사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느 날 제조업체가 IT업체로 변신하고 IT업체가 유통, 제조 등으로 신규 사업을 공시한다. 워낙 경제가 안좋아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겠다는 심정을 감안하더라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장에 대한 신뢰와 투자자들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 없다. 당국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법정으로까지 비화된 M&A가 하루 아침에 ‘상호 협력=주식 동시 매각’으로 갔다면 ‘주가 급변동’과 관계 없다 손 치더라도 제재를 가해야한다. 선수들이 부정하면 심판이라도 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신유란·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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