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요 유선통신 사업자들의 성적표를 보면 선발 KT의 수익성 악화와 후발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드림라인의 흑자전환 성공으로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반기 이후 유선 통신업계는 케이블TV사업자(SO)의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 상승, 시장경쟁 격화로 인한 성장성이 악화된 가운데 2.3㎓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권,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외에는 뚜렷한 성장엔진이 없어 하반기에도 어려운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선발사업자 규제 효과 가시화=올해 유선시장은 KT가 쌓아온 시장을 정부의 지배적 사업자 규제 방침을 등에 업고 후발 사업자들이 얼마나 뺏어 오느냐가 관건이다.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KT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2.1%(5986억원), 21.5%(2232억원)이 줄어 수익이 악화됐지만 하나로텔레콤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8%(7124억원), 465%(695억원)씩 증가했다. 데이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8%(5209억원), 572%(786억원)씩 늘었다. 드림라인은 상반기 매출 41%(909억원), 영업이익은 195%(206억원)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증가했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드림라인은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 흑자 경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는 정부가 실시한 유선전화 번호이동성, 접속료 조정, 유선 부가서비스 시장 개방 등 선발사업자 규제 대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김성훈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정부 규제의 실효성이 의문시됐으나 유선사업에서도 선발사업자 규제가 통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때문에 후발사업자의 수익이 예상보다 빨리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장엔진 부재=유선통신 사업자의 고민은 정부의 유효경쟁체제 유지보다 성장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은 데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각 사업자들은 성장엔진 발굴, 특히 2.3㎓ 휴대인터넷 사업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초고속인터넷+전화+방송(케이블 또는 위성)을 결합한 TPS에 대해 KT, 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모두 하반기 기대주로 꼽는다. 하지만 의욕만큼 시장 수요가 받쳐줄지는 미지수다. 인터넷전화(VoIP) 사업이 수익을 가져다줄 것인지에 대한 유선 3사의 다른 생각은 유선 시장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을 더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SO의 점유율 상승도 부담스럽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저가경쟁을 지양하고 SO의 점유율을 7%내로 묶겠다”라고 장담했지만 SO들의 공격적 마케팅은 시장에서 즉각 반응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선 사업자들은 현재 사업영역보다 휴대인터넷, 지상파DMB, 위성DMB 등 무선 부분에서 나오는 수익을 얼마나 흡수할 것인지가 향후 시장 전체를 좌우할 만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때문에 올해보다 내년이 유선 사업자들로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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