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저장장치 시장은 일반인들이 으레 생각하는 하드디스크 외에도 여러 정보기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학술적으로도 체계적인 연구협력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난달 27일 창립총회를 거쳐 출범한 정보저장시스템학회의 초대 학회장으로 선출된 박영필 교수(연세대 기계공학과·56세)는 정보저장시스템학회의 설립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박교수는 “PC만 해도 하드디스크와 CD롬 드라이브 같은 광저장장치를 합치면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저장장치가 탑재돼 있고, 또 최근 들어서는 USB스토리지와 AV용 저장장치 시장까지 합치면 국내만 시장 규모가 대략 7∼8조 원은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업체들이 첨단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관련 연구진들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교수는 이어 외국 업체들의 움직임, 특히 중국 업체들의 광 저장장치(ODD) 산업 추격속도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까지 HDD분야에서는 뒤쳐져 있지만 ODD 분야에서는 선두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라며 “시장에서 계속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HLDS에 이어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합작했듯이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박교수는 정보저장시스템학회가 국제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주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니와 필립스는 ODD, 특히 표준화 부문에서 한 회사처럼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이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상에 오른 만큼 산학연 차원의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보저장시스템학회는 앞으로 연 2회에 걸쳐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논문집을 발간하는 등 일상적 업무 외에 국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의견을 도출하는 전문가 풀 역할도 할 계획이다.
박교수는 “정보화시대의 5대 산업을 들자면, 디스플레이와 통신·프로세서(반도체)·운영(소프트웨어), 그리고 저장장치를 들 수 있습니다.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신성장동력에 심취해 있지만 저장장치야말로 앞으로 효자상품이 될 것입니다.”라며 관련 업계의 협력을 당부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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