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SBS-KBS `벼랑끝 대치`

이동방송시장이 MBC·SBS의 위성DMB와 KBS 중심의 지상파DMB로 대립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 문제가 새삼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MBC와 SBS는 5일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에 지분 참여와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에 상호 협력키로 하면서 사실상 위성DMB 진영에 가세했다.

 특히 이번 업무 협력으로 MBC와 SBS가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면화함으로써 이를 반대하는 KBS의 입장과 정면 배치됐다.

 KBS는 총력을 쏟는 지상파DMB의 사업경쟁력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경쟁매체인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업계에서는 위성DMB와 지상파DMB 도입을 논의한 시점에서부터 도입시기·사업자 구도·채널 정책 등을 공정하게 가져가 공정 경쟁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상파 방송의 재전송은 위성DMB든 지상파DMB든 사업 전망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다.

 지상파방송사 간 실력 다툼이 이처럼 본격화하면서 위성DMB 사업자 선정을 앞둔 방송위의 채널정책에 관심이 집중됐다.

 방송위는 두 매체가 모두 신규 도입되는 만큼 균형 발전과 안정적 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방송위는 지상파DMB의 매체 성격을 명확히 규정해야만 위성DMB의 채널정책도 방향 설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상파DMB를 지상파TV의 이동수신 수단으로 삼아 지상파TV 재송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불허할 경우 매체 간 차별이 분명한 상황이다. 반면 지상파DMB를 기존 지상파방송과 전혀 다른 순수한 신규매체로 규정하면 위성DMB에 지상파TV를 재송신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방송위는 이미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에 대해 △모두 불허 △KBS 1TV만 허용 △KBS 1TV와 EBS만 허용 등 세 가지 정책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세 가지 방안 모두 MBC와 SBS의 재송신이 빠져 있어 사실상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불허한다는 게 방송위의 방침이다.

 그러나 재송신 당사자인 MBC와 SBS가 위성DMB의 재송신을 허용을 공식적으로 주장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MBC·SBS·티유미디어와 이를 반대하는 언론노조·지역방송사·KBS 간의 갈등도 표면화할 전망이다. 이를 조율해야 하는 방송위에겐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모두 준비중인 MBC와 SBS와 지상파DMB만 준비중인 KBS, 상대적 약자인 지역방송사 간의 ‘제 몫 챙기기 싸움’에 의해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 정책 결정 역시 장기화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 허용 여부는 뉴미디어 선점을 둘러싼 거대 지상파방송사들의 첫 대결장이어서 한 치의 양보없는 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방송계의 관측이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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