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패널업계 힘겨루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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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LCD 가격을 둘러싸고 세트업체와 패널업체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델, HP 등 대형 모니터업체들은 17인치 모니터용 패널의 경우 지난달에 비해 35∼40달러 인하된 240달러 이하를 요구하는 반면, 대형 LCD업체들은 250달러 선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소 LCD업체들이 230달러 선을 제시했다는 내용까지 돌고 있어 힘겨루기에 상관없이 8월 LCD가격은 사상 최대의 인하폭이 예상되고 있다.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니터업체=거의 1년 반 동안 패널업체에 끌려오다시피 한 모니터업체들은 한번 쥔 승기를 갖고 패널업체들에 백기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델, HP 등 대형 모니터 업체들은 17인치 패널 가격을 전달에 비해 35∼40달러 인하된 240달러 이하의 가격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인치 평균 공급가격이 280달러 선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한달 새 12∼14%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업체들은 밑질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가격 협상을 최대한 지연시켜 패널업체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약점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50달러 선을 고수해라=반면 국내 패널업체들은 17인치의 경우 250달러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플레이서치의 송세옥 지사장은 “이달 국내 업체들이 제시하는 17인치 패널가격은 대략 250달러 선”이라며 “그러나 이 가격도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다. 국내 패널업체들의 한 관계자는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30달러 선의 인하가 합리적”이라며 “이 가격을 갖고 모니터업체들과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업체들의 경우 메이저업체가 240달러선, 중소업체들은 230달러선까지 제시해 국내업체들의 행동반경을 좁히고 있다. 제일투자증권의 박현 연구원은 “대만업체들이 이달 35달러에서 40달러 인하된 240달러의 가격으로 17인치 모니터용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3분기의 주요 가격 하락요인은 재고 때문이지만 4분기에는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측면이 새로 부각되면서 4분기에도 가격 하락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 가격 폭락이 차라리 바람직=국내 LCD업체 한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패널 가격이 지속적이면서도 점진적으로 하락해 패널업체와 모니터업체에게 재고 관리 부담을 주면서 소비자에게는 대기 수요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며 “차라리 3분기에 모니터업체들이 요구하는 만큼 충분히 가격을 인하시키고 4분기부터 안정세로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3분기에 충분히 가격을 인하해 4분기에 대대적인 수요를 발생시켜 패널가격과 모니터 가격을 안정시키는 안이 설득력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모니터업체들이 매직프라이스로 보고 있는 17인치 LCD모니터 타깃 판매가인 329달러에서 339달러를 위한 패널 가격인 240달러대가 불과 두달 만에 충족시켰다는 것도 향후 가격 하락 폭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