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장비 원가 절감을 위해 다국적 칩제조사들과의 직접 가격 협상에 나선다. 이에 따라 재고 부담이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장비제조업체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공급단가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칩 제조 및 유통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29일 KT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전문회사인 에이티커니(AT Keamey)에 용역을 발주, 각종 장비에 들어가는 칩의 직접 구매 방식을 포함한 대대적인 장비 구매 프로세스를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용역은 KT가 구매 파워를 높여 칩 구입단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그동안 장비 공급업체들이 이카노스·메탈링크 등 제조사들과 개별적인 계약을 통해 칩을 공급받아옴에 따라 공급단가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었다는게 KT측의 분석이다.
이 같은 전략하에 가장 먼저 추진되고 있는 것이 VDSL 칩에 대한 직접 구매다. 에이티커니에서 전제척인 원가분석 및 장비 원가 분석을 통해 칩 제조사들과의 협상을 진행중이며 다음달 9일까지 모든 과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KT는 VDSL장비에 시범 적용하게 되는 이번 사례가 효율적으로 판단될 경우 다른 장비의 구매까지 점차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KT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련 장비 제조업체들은 환영하고 나섰다.
칩을 KT에서 구매하게 될 경우 장비 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던 칩과 장비 재고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4∼6개월전에 미치 구매 계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KT의 물량 발주는 보통 4주전에 이뤄지고 있다. 칩 구매가 실제 납품 물량 결정 시점보다 평균 5개월 이상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기간 차이는 장비 제조업체들이 KT의 발주 물량을 예측, 몇개월 전에 칩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칩 재고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실수요자인 KT가 칩을 직접 구매할 경우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재고물량을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게 KT에 VDSL장비를 공급해온 한 업체 사장의 설명이다.
반면, 칩 제조 및 유통회사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전반적인 칩 공급 단가 하락은 물론 그동안 장비 제조사만 대상으로 하던 마케팅을 KT까지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급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각종 비용은 2배 이상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게 칩 관련 회사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KT의 각종 장비 구매 제도를 합리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며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원가 구조를 낮추고 국내 장비 업체들의 경영난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는 점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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