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찬바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심사 통과 후 상장·등록 앞둔 IT기업

최근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등록한 종목들이 줄줄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상장과 등록을 앞둔 기업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공모주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공모주 불패’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유통시장의 침체가 새내기 종목들에게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주만 보더라도 하반기 우량 신규주로 꼽혔던 LG필립스LCD·텔코웨어·다날 등이 일제히 상장·등록과 동시에 ‘고배’를 마셨다.

증시 전문가들은 거래소·코스닥 등 ‘유통시장’의 침체가 기업 공개·신규등록 등 ‘발행시장’의 침체로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모나 상장·등록 연기 분위기 확산=최근 불안한 IPO시장의 가장 큰 타격은 공모와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받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하고 공모를 앞둔 한 회사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로는 회사가 희망했던 공모금액을 조달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심사 통과 이후 등록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D증권사 기업공개팀 관계자는 “주간 증권사들도 무리한 등록을 통해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추락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최근처럼 공모·신규 등록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면 공모나 상장·등록을 앞둔 기업들 사이에서 그 시기를 연기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공모주 불패’ 깨졌다= 최근 신규등록주의 약세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반의 상황이라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시장은 이제 LCD 세계 1위권 기업인 LG필립스LCD나 무선 인터넷 국내 1위 업체인 텔코웨어 등에도 차가운 반응을 나타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최근 우량 신규 상장종목의 약세는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기 보다는 부진한 (유통)시장의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상장 후 기관과 일부 창투사의 매물 출회 가능성 등으로 기업 가치보다는 수급 상황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외 시장도 동반 급랭= 새내기주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장외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장외시장 거래정보업체인 38커뮤니케이션 강성수 팀장은 “예전에는 등록심사를 통과하거나 상장·등록을 앞둔 회사를 중심으로 주가 강세가 나타냈지만 최근에는 심사 통과 이후에도 주가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라며 “상장·등록을 앞둔 회사의 장외 주가가 오히려 공모가를 밑도는 예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알짜 장외기업들이 정규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는 일이 많아지면서 장외 시장의 거래량도 급감했다”며 “유통시장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장외시장의 침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