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콘텐츠산업 제값 받아야 산다](3)제값 받기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산업은 대표적인 자본산업이다. 지속적인 투자가 따라야하고 그때마다 쌓이는 재산을 증식해야만 빛을 볼 수 있는 산업이다. 디지털 콘텐츠산업은 ‘한 건 잘 뜨면 대박’이라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지만 그 전제조건은 적지않은 자본이다. 일회성으로 떳다 사라지는 산업이 아니다. 노력한 만큼 쌓이고, 그 저력이 바탕이 돼 대박상품을 만들어낸다. 자본이 절대적이지만 디지털 콘텐츠산업은 영세성이 대표어로 통한다.

 디지털 콘텐츠산업은 소비자와 연결통로의 최상단에 포털과 이동통신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구조상 콘텐츠 업체와 평등구조가 아닌 종속구조로 이루어졌다. 포털, 이동통신업체에 국한 될 수 밖에 업는 집중적 구조이다. 포털이나 이동통신사 등 골리앗을 상대로 한 콘텐츠업체들의 각개전투가 승리하기는 힘들다. 대기업과 포털의 그늘 아래서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기업이나 포털이 직접 투자에 나서거나 콘텐츠업체들을 연합한 거대한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의 콘텐츠시장 진출이 시급하다. 협회의 경우 이해관계가 다른 기업들이 모인 단체인만큼 목소리를 내는데도 한계가 있다. 이 보다는 자본이 바탕이 된 대기업이 콘텐츠산업에 진출해 산업을 이끌 경우 그 상승력은 크다. 대기업이 생산해 낸 콘텐츠는 투자만큼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그러한 인식이 소비자에게 전달돼 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개선이 이루어 진다. 자본으로 볼때도 평등구조도 이루어진다.

 또 대기업이 직접 콘텐츠상품을 생산해 내지 않더라도 투자를 통해 참여하는 것도 산업발전이 중요한 밑거름이다. 대기업이 투자해 생산된 제품에 대해 대기업이 헐값에 ‘떨이’할 수는 없다.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또 잘 팔리게 하기 위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일 것이다. 결국 어떠한 고리이든 콘텐츠산업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대기업과 연계돼야 한다.

 콘텐츠산업이 언제나 벤처 영역일 수는 없다. 벤처의 틀을 벗어나 국가 중심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제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하고 이를 통해 토대를 다져야 한다. 다행히 전경련 산하 문화산업특별위원회가 구성돼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문화산업특위의 역할은 무엇보다 수많은 콘텐츠 벤처들이 제값을 인정받고 국가 중심산업으로 자리하기 위해 대기업중심의 건전한 산업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역시 단편적인 지원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일시적인 프로젝트성 지원의 경우 콘텐츠업체들의 자생력보다는 정부지원에 대한 내성만 키울뿐이다. 황무지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정부의 직접지원이 필요하지만 부흥기에는 시장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우에서 보았듯, 건전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업계와 정부의 공동노력 없이는 콘텐츠산업이 미래산업으로 클 수 없다. 제값을 못받는 콘텐츠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시장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콘텐츠산업 부흥의 첫 단추는 ‘제값받기’이고 이를 통해 시장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영세한 콘텐츠업체가 제값받고 상품을 팔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이 정부지원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산업포럼 소속 한 위원은 “문화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와 종사자들의 노력, 자본의 집중이 우선돼야 한다”며 “문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제는 눈을 더 크게 뜨고 시장환경조성, 벤처와 대기업의 협력 등 보다 구체적인 산업활성화 방안이 도출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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