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세상을 바꾼다](3)HDTV, 콘텐츠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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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방송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고선명(HD)TV 프로그램을 위시한 콘텐츠와 이를 시청자에게 구현하는 DTV 개발이 세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콘텐츠 강국인 미국과 일본은 이미 HDTV 프로그램 제작에 총력을 쏟으며 세계 시장 장악력을 견고히 하고 있고 DTV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열한 경쟁체제를 구축중이다.

 DTV가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됨에 따라 HDTV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시청자들은 HDTV 프로그램에 목말라 하지만 제작비가 많이 드는 HDTV 프로그램은 부족하기만 하다. 반대로 HDTV 프로그램의 제작 활성화는 DTV 판매도 크게 촉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례로 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는 HDTV 프로그램 부족으로 미국내 DTV수상기 판매가 미진했으나 HDTV 프로그램이 급격히 증가한 올해는 2002년 대비 70% 이상 DTV수상기 판매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수년내 디지털방송으로의 완전 전환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HDTV 프로그램 방송시간은 주당 13시간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시청자 욕구 충족과 콘텐츠 강국으로 도약을 위해서 HDTV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나서야 한다.

 ◇HDTV 제작에 적극 나선 미국=영상산업의 최강국인 미국은 영화·TV·인터넷 등 모든 미디어를 연관해 콘텐츠를 제작한다. 영화와 같은 16:9 화면비율인 HDTV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제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또 HDTV 프로그램은 복제방지 기술 적용이 쉬워,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총 1688개 방송국 중 78%인 1313개가 DTV 프로그램을 방송중이다. 미국의 세계적 방송사인 CBS·FOX·UPN 등의 방송사들은 저녁 7시부터 11시 사이의 주시청시간대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50% 이상을 HDTV 프로그램으로 편성하고 있다. 매년 이 비율을 늘려가며 2007년부터 아날로그방송을 중단하고 디지털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HD프로그램 제작은 무엇이 다른가=HDTV 프로그램의 특징은 높은 해상도와 선명한 화질이다. 화면은 와이드 스크린인 16:9로 아날로그보다 넓으며, 오디오는 디지털CD 수준의 5.1채널로 현장감 있는 표현이 가능하다.

 HDTV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비롯, 테이프, 녹화기, 부조종실 모니터, 편집장비 등 기존 아날로그 장비를 모두 디지털 장비로 교체해야 한다. 방송사가 꺼리는 이유도 엄청난 이유의 장비교체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연기자들의 분장, 세트장 설치, 조명 등을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애로점이 있다.

 HDTV 프로그램은 연기자의 분장, 세트 구성등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한다. 연기자나 출연자의 분장, 낡은 세트. 이음새 부분의 뒤틀림과 흠집, 호리존트(Horizont:스튜디오 안의 4면의 벽중에 3면의 벽을 이음없이 특수 설비로 만들어 놓고 여기에 조명을 주면 무한한 공간처럼 이용할 수 있다)의 얼룩, 심지어 운동선수의 땀방울까지도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16:9로 넓어진 화면에는 그간 숨겨진 부문도 자세히 묘사된다. 야구장에서 투수를 비추더라도 관중석에 있는 관중의 표정이나 얼굴이 그대로 나온다. 바로 HDTV의 매력이다.

 

 디지털TV에는 다양한 화면 형식이 있으나 보통 화질 및 영상규격에 따라 HDTV(High Definition TV, 고선명TV)와 SDTV(Standard Definition TV, 표준화질TV)로 구분한다.

 화질은 대체로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화소가 얼마나 많은가로 결정되는데, HDTV의 유효 화소는 약 200만 화소, SDTV는 약 35만 화소가 일반적이다. 화질이 좋은 컴퓨터 모니터 화소도 약 80만화소에 불과하다.

 현재 방송중인 지상파 아날로그TV는 약 31만 화소 수준이며, KBS와 EBS의 무궁화위성 디지털TV와 스카이라이프는 현재 SDTV에 해당하는 영상규격으로 방송된다. 화면의 가로·세로비는 SDTV가 기본적으로 4:3이지만 HDTV는 영화와 비슷한 16:9다. HDTV는 SDTV보다 화면이 33%, 전체화소는 5,5배, 데이터레이트는 5.5배 더 많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인터뷰-전수진 SBS PD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동시에 방송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애로점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김승현·정은아의 좋은아침(전 한선교·정은아의 좋은아침)’ 연출을 맡고 있는 전수진 PD. 전PD는 이제 HD 프로그램 제작과 아날로그 프로그램 제작상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전PD가 그래도 고민하는 부문은 아날로그·디지털 동시 방송이라는 점. 전 PD는“16 대 9의 화면비율인 HDTV와 4 대 3인 아날로그TV를 모두 감안해 촬영”해야 하는 고충을 이렇게 말한다.

 “HDTV만 신경쓰면 아날로그 화면에서 잘리는 부분이 생기고 아날로그 화면만 신경쓰면 넓은 HDTV 화면에 불필요한 부분까지 촬영되는 문제가 발생해 이를 잘 조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막이 잘리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HDTV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HDTV 전용 스튜디오를 비롯, 카메라·부조정실·녹화기·편집·테이프 등 모든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 초기 장비구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후에는 비용과 인력면에서는 아날로그 제작과 큰 차이가 없다. 전PD는 고선명이라는 HDTV 프로그램 특징상 오래된 세트의 이음새나 칠, 조명 등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직 DTV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자의 특별한 반응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또 케이블 TV를 통해 보는 시청자들이 선명한 HDTV 화질을 즐길 수 있도록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도 속히 이뤄졌으면 합니다.”

 전수진 PD는 DTV 활성화 제도에 대해 방송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DTV가 보급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방송사도 스튜디오 제작물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어려운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국내 방송사 HDTV 방송현황

 지난 2001년 SBS를 필두로 지상파 방송3사가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HDTV 본방송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서울·수도권 지상파 방송사들이 의무적으로 주당 13시간 이상 HDTV 프로그램을 방송중이다. 디지털TV(DTV) 전송방식 논란으로 잠정 중단됐던 광역시 소재 방송사들도 오는 8월 중순부터는 HDTV 본방송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 전체 지상파방송사는 HDTV 프로그램을 총 2231시간 제작·방영했으며, 이중 50.2%인 1211시간을 자체제작, 49.8%인 1020시간을 외주를 통해 제작했다.

 KBS가 2002년 자체제작한 HDTV 프로그램은 368시간. 교양장르가 전체의 39.9%인 147시간, 스포츠 장르가 전체의 31.3%인 115시간을 차지에 오락과 교양 부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락장르는 98시간으로 전체의 26.6%, 드라마 장르가 8시간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MBC는 2002년 한해동안 KBS에 비해 103시간 많게 HDTV 프로그램을 자체제작했지만 HDTV 프로그램의 진수라 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는 전체 471시간 중 17시간인 3.6%에 불과했다.

 SBS는 같은해 총 372시간의 HDTV 프로그램을 자체제작했는데 이중 ‘잘먹고 잘사는법’, ‘행복찾기’ 등 교양장르가 95시간으로 전체의 25.5%를 차지했다. 스포츠의 경우 월드컵 중계 영향으로 105시간(28.2%), 도전 1000곡 등 오락장르가 120시간(32.3%)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도 HDTV 프로그램을 방영중이다. 스카이라이프는 HD전문 채널을 통해 24시간 방송중이다.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본방송 개시이후 다큐멘터리가 전체의 60%, 영화가 30%, 스포츠 등 기타가 10%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