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허가 절차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물론 위성DMB의 채널구성, 사업자 구도와 관련된 세부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윤곽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위성DMB 도입과 관련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허가절차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위성DMB와 사실상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지상파DMB와의 관계 문제다.
본래 지상파DMB는 라디오의 디지털 전환인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이었다. 그러나 작년 2월 방송위원회가 신규 매체로 지상파DMB를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복잡하게 됐다. 그러자 그동안 미국식 지상파방송 디지털방식의 이동수신 문제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던 정보통신부가 기술적으로 지원사격을 하면서 DMB형태로 굳어졌다.
결과적으로 지상파DMB와 위성DMB는 전송수단만 다르지 거의 유사한 방송서비스로 경쟁하게 됐다. 더구나 지난 3월 방송법 개정에서 위성DMB는 위성방송사업자로, 지상파DMB는 지상파방송사업자로 편의적으로 구분해 놓으면서 기존의 지상파방송과 다른 매체들간의 불합리한 차별적 규제를 그대로 이어받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은 지상파DMB는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직접 운영할 수 있는 반면 위성DMB는 지분참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지상파DMB는 방송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사들의 또 다른 창구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지상파DMB는 ‘전체 방송시간의 50% 이상의 범위 내에서 방송위원회가 고시하는 비율까지’ 지상파방송 동시 재송신을 가능하게 했다. 반면에 위성DMB는 공청회에서도 제기되었던 것처럼 지상파 재송신이 상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두 매체간에서는 이미 지상파방송 대 뉴미디어 간의 불균형 만큼이나 불공정경쟁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방송 영상 콘텐츠 진흥 차원에서 위성DMB의 채널구성이 전향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의 독점력과 유인력을 감안한다면, 위성DMB에도 지상파DMB에 허용되는 수준만큼 부분적인 지상파방송 재송신이 허용되는 것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즉 지상파방송 재송신과 다른 프로그램들을 혼합 편성한 사실상 ‘준 종합편성’을 허용하는 것까지도 생각해 볼 필요성도 있다. 그래야만 동일시장을 두고 거의 시차 없이 진입하게 될지도 모를 두 매체간에 공정경쟁을 그나마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유감스러운 것은 정보통신부가 지상파DMB에 대한 채널구성과 직접사용 채널 등에 대한 규제를 삭제해 줄 것을 방송위원회에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미 불공정한 규제를 더욱 불공정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솔직히 정보통신부가 절대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지상파DMB에 대해 파격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의도에 의구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방송·통신융합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규제기관 간의 패권경쟁이 신규매체도입을 왜곡시키곤 했던 예전의 악습이 또다시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중계유선방송 역무완화, 주문형비디오(VOD) 도입 시도 등 케이블TV 도입 초기 벌어졌던 규제기관들간의 갈등이 어떤 병폐를 초래했는지는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방송위원회 출범 이후 공정경쟁과 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들이 사사건건 지상파방송사들의 견제로 수포로 돌아가고는 했다. 여기에 규제기관들까지 조직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왜곡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황근 선문대 신방과 교수 hkuhn@sunm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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