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 삼성전자 등 주요 MP3플레이어 업체가 재고물량 처리 및 플래시메모리 유통가격 인하추세를 감안해 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자 중소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가격인하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대기업들의 가격인하 공세가 강화되면서 압박이 거세지고 있으나, 9월 이후 플래시 메모리 가격반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제품 가격을 쉽사리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30달러에 육박했던 128M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가격은 올 초 21∼22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6월 들어 연초 대비 30% 가량 인하된 14달러선 까지 떨어졌다.
플래시메모리 가격은 MP3플레이어 제조원가의 40%대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부품. 메모리 가격이 10% 인하될 경우, 업체의 생산원가는 4%가량 절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이후 제품 가격을 10∼15% 가량 인하했고, 디지탈웨이도 6월 말 256MB급 엠피오(모델명 FY-200) 가격을 10 만원 대 후반으로 조정했다.
여기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레인콤이 7월 들어 iFP-500시리즈 가격을 적게는 3만원, 많게는 19만원 가량 인하하면서 MP3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레인콤은 기존 26만9000원에 판매되던 iFP-590T(256MB) 가격을 23만9000원으로, 512MB 제품 가격을 38만7000원에서 30만8000원으로 낮췄다. 1GB급 제품은 19만5000원 떨어진 39만9000원으로 조정됐다.
중소업체는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선두기업들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가격인하 및 제품출시 시기를 조정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소 MP3업체의 한 관계자는 “판매량 확대를 위해선 제품 가격을 내려야 하나, 9월 이후 플래시메모리 가격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고민”이라며 “HDD형 신제품 출시 시기도 다소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이진혁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현재로선 플래시메모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바잉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한 영세한 중소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시장환경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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