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거래 역사가 10년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공 모델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체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거래 규모는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일인 당 구매 단가 역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흑자를 냈다는 쇼핑몰을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경매 모델이 주력이 옥션 정도가 그나마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정착해 전자상거래 업계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있다. 옥션을 제외하고는 간혹 월이나 분기 흑자를 낸 기업이 있었지만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정착했다는 쇼핑몰은 눈을 씻어도 찾기 힘들다.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인터파크는 지난 해 3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은 이 후 올해 12억 원 정도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달성 여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2위인 LG이숍도 올 초부터 월 흑자를 내고 있다고 발표하지만 TV홈쇼핑 등 다른 채널의 도움을 받는 게 사실이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삼성 몰이나 국내 인터넷 몰의 ‘터줏대감’ 격인 롯데닷컴도 시간이 흐를 수록 적자 폭을 줄이면서 흑자를 내고 있다지만 안정적인 흑자 모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거나 구조 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숫자 놀음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럼, 과연 시간이 흐르면 안정적인 흑자 고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 역시 여전히 미지수다.
유통업체가 수익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복잡한 경제 지식 없이도 명쾌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생산자에게 싸게 사서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면 된다. 단 소비자가 생산자 정보를 몰라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복잡한 유통 단계를 갖고 생산자와 관련한 정보 공유가 힘든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어느 정도 이 논리가 통용된다.
하지만 인터넷은 다르다. 클릭 한번으로 기업과 제품 정보에서 상세한 가격 정보까지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소비자는 수많은 공급자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한자리에서 만나고 거래 쌍방이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시장이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진입 장벽이 없는 ‘완전 경쟁’ 체제인 셈이다.
여기에 매출 규모가 늘어날 수록 이에 비례해 시스템과 인력 등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결국 투자와 비용이 서로 비례하는 ‘제로섬 게임’의 연속이다.
이는 그만큼 전자상거래 모델은 수익을 내기에 한계가 있으며 인터넷 몰의 최대 강점이었던 ‘가격’만으로는 결코 흑자를 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지배 사업자로 부상하거나, 브랜드·서비스 등에서 가격 이상의 강점 없이는 영원히 흑자 달성이 어려울 지도 모른다.
돈을 벌 수 있는 성공한 전자상거래 모델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위해서는 쇼핑몰 업체의 현실 직시가 우선해야한다는 얘기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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