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예술은 대중예술 창의의 샘"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은 동전의 양면이다. ‘창의의 샘’인 기초예술이 탄탄하지 않고는 대중예술이 발전할 수 없다. 피카소의 그림에서 영화가 나오고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시나리오가 나오듯, 문화산업의 발전은 기초예술에서 시작된다.”

 1일 정동채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은 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진 언론과의 첫 만남에서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기초예술의 탄탄한 발판마련에 주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인사청탁 사건으로 취임 첫날부터 곤혹을 치르고 있는 정 장관은 이번 사건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면 관련 언론사, 기자, 발설 당사자들에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청탁 파문으로 시종 사건과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이 와중에 정 장관은 “8년 동안 문화관광위원으로 일하면서 문화산업의 가능성을 충분히 봤다”며 “문화산업의 체계적 발전을 위해 기초예술의 탄탄한 발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초예술 강화는 ‘원소스멀티유스’=정 장관이 문화산업 정책으로 기초예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원소스멀티유스 개념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기초예술과 대중예술을 별개로 봐온 시각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문화산업의 발전은 기초예술의 끊임없는 공급에 기인한다는 뜻이다.

 이창동 전 장관 시절에는 기초예술에 문화정책이 지나치게 편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 장관 역시 기초예술의 탄탄한 발판마련을 주장하면서 자칫 같은 노선을 밟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원소스멀티유스의 개념을 도입할 때 원 작품이 기초예술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 의식이 정책에 얼마나 녹아들어 있느냐가 관건이다. 문화부 문화산업 관련 한 실무자는 “이 전 장관과는 분명 다른 노선을 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관인 만큼 문화산업 육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예술을 강조한 것도 문화산업과의 연계성을 의식하고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개혁에 ‘올인’은 문화산업 진흥의 수렁이 될 수도=정 장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이번 취임 역시 참여정부의 언론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2기 부분개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정파적인 논쟁은 올바른 언론개혁을 해칠 수 있다”며 “소모적 갈등을 빚지 않도록 모든 문제의 공론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은 참여정부의 수행과제인 만큼 문화부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 장관은 어차피 할 언론개혁이라면 당내외에서의 단편적이고 협소한 의제공방은 안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언론개혁의 문제는 단순한 의제공방 차원을 넘어 ‘올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문화산업 진흥에 정쟁으로 자칫 ‘헛발’을 디딜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론개혁이 꼭 필요하다면 해야 하지만 문화산업 진흥은 이에 앞서 보다 중요한 현안”이라며 “경제살리기와 서민생활 안정, 고용확산을 생각한다면 분명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