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전역의 국제전화망을 인터넷전화(VoIP)로 전면 교체하는 데 이어 멀티프로토콜 라벨 스위칭(MPLS) 기반의 영상서비스를 연결, 통신·방송 융합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2002년 분식회계로 미국 역사상 최대의 경제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던 월드컴이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나 MCI라는 회사로 재출범했다.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회사를 추스리고 음성, 데이터, 인터넷 통합 서비스로 세계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것. 한국을 찾은 마크 러셀 MCI 부사장은 “월드컴은 잊고 융합기술을 선도하는 MCI만을 기억해 달라”고 주문했다.
러셀 부사장은 “지금까지 대형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품질이었다”며 “검증된 VoIP망을 기반으로 영상서비스, 국제 인터넷 서비스 등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록 세계 통신시장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은 두 자릿수로 성장중이라는 것. 이를 겨냥해 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세계 MPLS 장비를 설치하는 데 벌써 22억달러를 들였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어렵지만 상당수의 투자비를 아시아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는 MCI가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세계적 기업들의 중국 진출 △인도, 중국으로의 콜센터 이전 △한국, 일본 등에서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의 급진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트래픽이 증가할수록 MCI의 도전기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러셀 부사장은 구조조정상태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로 채권단과 고객의 구조조정 요구를 성실히 수행한 점을 들었다. “지난 3월에는 총 직원의 8%인 4000명을 감원하고 콜센터도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했습니다. 또 구조조정과는 별도로 통신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고 국제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조기에 도입해 고객과 정부의 신뢰를 쌓은 것이 비결이었습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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