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시스템통합(SI) 업계의 신규 채용 규모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적지 않은 SI 업체가 아예 채용계획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데다 계획을 세웠더라도 일정이나 모집 인원을 확정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IT 경기침체로 청년층 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간 꾸준한 신규 인력 채용으로 IT분야 채용시장을 견인했던 시스템통합(SI) 업계가 채용 규모를 축소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SI업계는 하반기에 집중되는 IT 프로젝트에 대비, 지난 2∼3년간 하반기에만 2000∼3000여명 규모의 신규 인력을 충원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예년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경=하반기 채용 규모 축소는 IT 경기가 예상외로 더디게 회복되면서 공공 및 민간 부분 IT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SI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SI업계는 특히 지난 2분기 실적이 분기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상반기에 확보한 프로젝트가 전무한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 채용 시장의 찬 바람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황=대부분의 SI업체들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가운데 채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삼성SDS와 LG CNS, SK C&C, 신세계아이앤씨, CJ시스템즈 등 5∼6개 업체 정도뿐이다.
삼성SDS는 하반기에 신입과 경력을 합쳐 400명 가량 신규 인력을 충원한다는 계획이고 LG CNS와 SK C&C는 각각 300명 정도의 신입 및 경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중견 SI업체 가운데 채용 계획을 확정한 신세계아이앤씨와 CJ시스템즈, 대신정보통신도 각각 20명 내외의 소수 인력만을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과 대우정보시스템, 포스데이타, 대림I&S 등 중견 SI업체들도 대규모 공채를 통한 인력 충원보다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수시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한다는 계획일 뿐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 신규 인력수요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망=SI업계는 현재와 같은 극심한 IT 프로젝트 기근 현상이 계속될 경우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SI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IT 프로젝트 수주→인력 충원→실적 호전 등 선순환 구조에 대한 기대보다 IT 프로젝트 급감으로 인한 실적 악화, 구조조정 등의 악순환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태중 현대정보기술 이사는 “SI업계 특성상 지속적인 대외 프로젝트 확보가 신규 인력 수요를 창출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상반기 SI업계의 프로젝트 기근 현상을 감안하면 하반기 인력수요 정체는 예상가능했던 시나리오”라며 “하반기에도 IT 프로젝트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SI업계의 채용 축소 현상이 다소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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