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IT 3인방 "큰일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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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대표주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지난 4월 이후 약세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가 IT 수요 둔화를 이유로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 등 국내 IT 하드웨어 업종을 대표하는 ‘빅3’ 종목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지난해 이후 국내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대표 종목의 목표가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식 시장의 조기 회복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대표주 잇단 하향조정=22일 현대증권은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업종의 성장세 둔화가 우려된다며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79만원에서 30%나 떨어진 55만원으로 조정했으며 LG전자에 대해서도 기존 8만1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27% 낮췄다. 삼성SDI 역시 21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추는 ‘기 현상’이 발생했으며 LG전자도 이날 신영증권이 목표가를 내린 것을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증권이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IT수요 둔화 우려=연초까지만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이들 종목이 수난을 겪게된 것은 디스플레이 업종을 중심으로 IT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비롯됐다.

외국계 증권사인 BNP파리바증권의 유창연 연구원은 “이미 일부 품목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종을 비롯한 IT분야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게 하향조정의 주된 배경”이라며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유가급등 같은 대외악재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도 △2005년 이후 PC산업의 성장세 둔화 △반도체 증산 확대로 인한 공급 초과 현상 △올 하반기 이후 LCD 가격 하락세 전환 등을 이유로 관련 업종에 부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저가매수가 유일한 장점=목표주가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은 대부분 기존 의견이 유지되고 있다. 22일에도 LG전자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은 매수 의견은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낙폭 과대에 따라 저가 매수전략을 펼치라는 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들 종목에 대한 매수 의견은 향후 성장세가 예상된다기 보다는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황에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IT 대형주가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예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할 만한 상승 모멘텀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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