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행된 ‘시도행정정보시스템 상용SW 구축사업’ 입찰은 전자정부사업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상용SW 구축사업은 1·2차 개발, HW공급, SW공급 등 4부분으로 나눠진 시도행정정보화 1단계 사업의 일부분으로 이미 1차 개발사업자와 HW공급사업자가 선정됐고 11종의 상용SW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었다. 행자부는 HW와 SW 공급가격을 끌어내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개발사업자가 개발에 필요한 SW 등을 한꺼번에 공급토록 하는 발주 관행을 깨고 이 같은 분할 방주방식을 취했다. 단, SW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받기 위한 조건으로 SI업체 등 입찰참여자에게 11개 상용SW 업체로부터 기술확약서를 받아 제출토록 명시했다.
그러나 추진과정에서는 어쩐 일인지 외국계 SW업체 한 곳이 기술확약서를 4곳에 제공해놓고 입찰 하루 전날 1개사 것을 무효라고 선언, 이 업체가 입찰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입찰참여조건이 행자부의 의도와 달리 이상하게 전용된 것이다.
물론 발주처는 이번 분할발주를 통해 목표로 해오던 비용절감에 성공했다. 실제로 상용SW 구축사업에 앞서 실시된 HW입찰에서 입찰가가 예가보다 무려 70억원이나 적었기 때문. 상용SW 입찰가도 예가보다 턱없이 낮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절감에 성공했지만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바닥이다. 통상 개발사업으로 돈을 남기기 어려운 사업자들은 SW나 HW 공급을 통해 손실을 보전해 왔지만 이번 경우는 그조차 힘들어졌다. 전자정부 사업은 할수록 깨진다는 업계의 상식이 그대로 통용된 것이다.
결국 사업자들도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전자정부 사업 참여를 경계시하는 추세다. 최근 발주된 전자정부 사업 4건이 잇따라 유찰된 것은 사업자들의 전자정부 사업에 대한 이 같은 입장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다간 전자정부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전자정부 사업은 지식정보화시대에 국가의 근간을 만드는 중차대한 사업이다. 돈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비용절감만 우선시하지 말고 사업내실화에 더 신경써주기를 바란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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