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자 테스트비용 돈먹는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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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나노공정으로의 전환과 다양한 시스템LSI 개발 가속으로 반도체 개발 및 생산에서 테스트 비용이 원가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테스팅 비용의 급증=테스트 기술은 반도체의 가격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 한양대 전자컴퓨터공학부 박성주 교수는 “시스템 온 칩의 경우 테스트 관련 소요시간이 전체 시스템 온 칩 개발 시간의 35%, 테스트 관련 비용이 반도체 원가의 50%에 육박한 상태”라며 “웨이퍼 및 LCD기판 등의 대형화로 조만간 반도체 원가의 5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 반도체관련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내셔널 테크놀로지 로드맵 세미컨덕터( ITRS) 보고서는 현 추세대로 반도체 개발속도와 테스팅 기술 발전속도가 차이를 보일 경우, 산술적으로 2010년 이후에는 한 개의 트랜지스터를 제조하는 비용보다 이를 테스트하는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환경 변화=테스트 기술은 제작된 칩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를 검사하기 위한 기술로 반도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수율을 향상시킴으로써 생산단가를 절감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수단이다. 특히 시스템LSI·시스템 온 칩(SoC) 등으로 설계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설계자산(IP)을 기반으로 집적도가 높아져 테스트 장비와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조창현 상무(반도체총괄 시스템LSI사업부)는 “반도체 수율 손실과 가격 상승의 중요한 원인은 급격하게 상승하는 소자 동작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테스트 장비의 정확도”라고 지적했다. 반도체소자 동작속도의 증가세는 매년 30%에 달하는 반면 테스트장비의 정확도는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테스트 비용 줄이기가 반도체 원가절감의 관건=비용을 절감하는 효과적인 테스트 방법은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는 데서 출발한다. 특히 테스트 용이화 설계(DFT)기술은 회로의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테스트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회로를 설계함으로써 막대한 테스트 비용을 절감해 준다. 숭실대 컴퓨터학부 장훈 교수는 “반도체 관련 보고서 등에 따르면 초기 설계단계부터 테스트 용이화 설계가 적용된 반도체 소자는 테스트 비용을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 테스트 장비 업체들은 주사 기법, 내장된 자체 테스트 등의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과제=테스트기술은 시스템 온 칩(SoC)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SoC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테스트 기술 발전이 이루어져야 하며 장비의 국산화도 시급하다. 한국테스트협회 강성호 회장(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테스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SOC개발업체, IP제공업체, CAD툴제공업체, 테스트장비업체, 연구소, 학교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협력해 원천 테스트기술 확보 및 관련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앞으로는 테스트 원천기술 개발이 한국 반도체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