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들 연쇄 도산으로 재고량만 산더미
극심한 IT 경기 침체로 중고 서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중고서버 유통업체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닷컴 기업들의 연쇄적인 도산과 중소기업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중고 제품 물량이 넘쳐 중고 서버 유통업체들이 수요처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또한 대형 서버 벤더들의 저가 공세와 동종업체들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장 상황=대부분의 중고 서버 유통업체들은 지난 2000년을 전후로 설립됐다. 주로 엔트리급 레벨의 서버를 싼 가격에 매입해 다시 판매하는 형태로 마진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불과 2∼3년 만에 중고 서버 시장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유닉스 기반의 중고 서버를 취급하는 서버이웨어(대표 조준상 http://www.server-e.net)의 한 관계자는 “3년전 회사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비슷한 업체들이 수백개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 물량이 모자라 판매를 못했을 정도였다”며 “지금은 제품 구입 문의가 한창 때의 3분의 1로 줄었으며 매출도 2년전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고 제품의 재고가 갈수록 늘어 나고 있어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선의 서버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버와이드(대표 김형호 http://www.serverwides.com)의 한 관계자는 “연쇄적인 닷컴기업의 도산과 서버제품의 짧아진 라이프사이클 등으로 중고 물량 확보는 어렵지 않다”며 “중고 물량이 계속 재고로 쌓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인 및 전망=중고 서버 시장 상황이 악화된 데는 경기 침체 외에도 대형 벤더들의 저가 공세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델컴퓨터·한국HP·LG IBM·한국후지쯔 등 대형 서버 업체들이 100만원대 저가 서버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중고 서버 유통업체들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들 대형 벤더들은 중견기업(SM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6개월이 지난 재고품을 중고 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고 서버 업체로부터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대형 벤더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형 벤더들의 가격 파괴는 중고 서버 업체들의 과당 경쟁과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
중고 서버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으로 ‘제살 깎아먹기 식’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e-러닝 전문업체인 미래넷의 관계자는 “현재 중고서버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는 업체들은 줄잡아 수십 개에 달한다”며 “동종업체들간의 가격 경쟁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중고 서버 업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중고 서버 업계는 수요 감소와 가격 경쟁 등으로 한때 30%에 달했던 마진율이 최근들어 7%대로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중고 서버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 다각화로 활로 모색=중고서버 유통업체들은 단순한 유통에만 치우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 사업의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우선 유지보수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중고 제품 판매에 비해 당장 큰 이익을 낼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이익율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 업체들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중고 제품을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통 채널이 준비 되는대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서버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렌트’ 형태의 영업 확대와 테스트용 제품 판매도 대안으로 시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고 서버 시장은 국내 중소기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라며 “결국 IT 경기가 언제 활성화되느냐가 관건”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