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 기존 엑스선 필름 방식인 엑스선 영상진단기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DR)장치의 핵심 패널 부품인 ‘검출기 원판 사업화를 놓고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빠졌다.
사업화에 나서자니 경제성이 떨어지고 말자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98년 말 산자부 중기거점 과제인 DR 장치 개발에 착수, 5년간 약 40억 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시제품 형태로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검출기 원판은 14×17인치 크기 LCD 위에 트랜지스터와 아모퍼스 실리콘 재질의 광다이오드를 얹어 엑스선 신호를 검출, 디지털 영상으로 전환하는 핵심부품으로 전신촬영용 DR 진단기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정작 사업화단계에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검출기 원판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LCD 생산라인을 이용하든가 설비를 새로 깔아야 하지만 DR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어느 쪽도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는 사업을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정부 지원 자금 40억원의 50%를 기술료로 내는 금전적인 부담보다는 기업 대외 신인도에 미칠 영향을 의식해서다. 중기 거점 사업은 애초 사업화를 전제로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지난 98년 삼성전자는 검출기 원판을 사업화하겠다는 협약서에 날인했기때문에 정부와의 약속을 위반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한 관계자는 “검출기 원판 사업은 장치 산업 성격이 짙어 대기업만이 할 수 있다”며 21세기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의료 산업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사업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주변 시장 상황이 검출기 원판의 사업화에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디텍터 원판을 공급받는 검출기 모듈 업체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며 유보적인 입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궁색한 입지는 중장기 TFT LCD 시장 전망 예측이 일부 어긋난 데서 비롯됐다. 98년 DR 장치 개발 과제에 참여할 당시만 하더라도 기존 라인 중 여유 분을 활용해 디텍터 패널을 생산한다는 계산이었다. TFT LCD 시장이 공급이 모자랄 만큼 5∼6배가량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리라고 예상치 못했다.
소형·대형 TFT LCD가 최고조의 호조를 누리고 있어 라인을 풀가동해도 모자랄 지경인 만큼 기존라인 중 일부를 검출기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검출기 생산을 위해 추가로 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더더욱 경제정이 떨어진다.
삼성전자와 정부가 과연 검출기사업화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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