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플레이스테이션(PS)’용 게임이 국산 아케이드게임으로 둔갑,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등급심의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코나미컴퓨터엔터테인먼트도쿄가 개발한 PS용 게임 ‘월드사커 위닝일레븐7 인터내셔널’이 부산 소재 게임업체 G사에 의해 ‘월드사커 위닝일레븐7’이란 ‘콘솔+아케이드’형 업소용 게임으로 만들어져 지난 3월 영등위로부터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앞서 코나미는 PS2용 ‘위닝일레븐7’을 영등위 심의에 올려 지난해 10월 28일 이미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등급분류까지 받는 과정에서 G사 측은 코나미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않았으며, 영등위조차 동의사실 확인없이 심의를 내줌으로써 불법복제를 공식 용인한 셈이 되고 말았다.
특히 ‘위닝일레븐7’이 전세계적으로 스포츠게임중 가장 인기있는 PS2용 타이틀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안이 자칫 저작권과 관련, 국제적 조롱거리로 대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코나미의 홈페이지 뉴스란에는 이 같은 사실이 내걸려 일본 현지에선 한국의 게임심의 및 유통체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태가 불거지자 코나미측은 코나미주식회사와 코나미컴퓨터엔터테인먼트도쿄의 명의로 최근 서울 행정법원에 영등위의 등급 분류 취소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국제법률사무소 김&장을 통해 민형사상 대응에까지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관련 저작권 문제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저작권 관련 국제분쟁이 빈번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시대적 행태”라며 “영등위라는 국가기관 조차 저작권 보호의 방패막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G사 측은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게임 출시를 포기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회사 K사장은 “‘위닝일레븐7’의 인기를 더 높일 수 있는 선의의 목적을 갖고 있지만, 코나미 측이 법적으로 문제를 삼는다면 게임을 시장에 풀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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