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25일 점유율 52.3% 유지를 선언한데 대해 “과열 출혈경쟁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결단”이라면서 “그러나 경쟁제한적 상황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미래에 대한 후발사업자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출입기자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후발사업자들의 끈질긴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정책심의위가 임박한 이 시점에 발표하나.
▲솔직히 오늘 심의위의 결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이동전화시장의 과열 출혈경쟁 양상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오늘 심의위에서도 SK텔레콤의 이같은 고민과 결단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후발사업자들은 7월이후 시차제가 확대되면 SK텔레콤이 공격적으로 가입자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결코 그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
―내년말까지 시장점유율 52.3% 유지를 위한 방법에 어떤 게 있나.
▲주변에서는 불량 가입자를 대거 해소하지 않겠냐고 걱정하지만, 그외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과거 부실가입자를 대거 정리했던 상황을 염두에 두지 말아 달라. 향후 일정정도 순증 가입자가 있겠지만 적법한 방법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 가입하겠다는 고객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지만 과거처럼 가입자 모집에 급급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약속한 52.3% 선에서 점유율을 지킬 자신이 있다.
―지금과 비교할때 후발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점유율 구도는 어느 정도인가.
▲솔직히 지금도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 KTF가 지난해 누적흑자로 돌아섰고, LG텔레콤도 작년에는 흑자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이 52.3%를 지킨다면 후발사업자들은 늘어나는 가입자 덕분에 점차 수익성을 비롯한 경영환경을 크게 개선될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LG텔레콤의 PCS 재판매 등도 고려하고 있나.
▲전혀 고려한바도 없고, 협의한 적도 없다. 번호이동성으로 시장 자체가 자연스럽게 개선되고 있는데, 굳이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할 뜻은 없다.
―52.3%는 가입자 기준 점유율인데, 한발 더 나아가 후발사업자들 주장대로 매출액 기준에 맞출 용의가 있나.
▲신세기통신 합병당시 점유율 조정도 가입자 기준에 맞췄다. 매출액 기준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점유율 기준에 대한 논의는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
―오늘 발표 내용에 대해 이동전화 3사가 협의한 적이 있나.
▲협의한 적도, 외부로부터 권유받은 것도 없다. 온전히 내부적인 고민의 결과이며 독자적으로 마련한 방안이다. 이동전화 사업자들간의 협의도 적법한 테두리내에서 진행돼야 한다. 물론 시장 공정경쟁과 클린마케팅 구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협의를 할 생각이다.
―이번 발표로 절감되는 마케팅 비용은 신규 투자로 돌릴 용의가 있나.
▲물론이다. WCDMA만 해도 최근 이사회를 통해 연초 정부에 약속한대로 2500억원을 모두 집행키로 결정했다. 이뿐아니라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텔레매틱스 등 신규 사업에 보다 많은 투자를 단행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SK텔레콤은 전세계 통신사업자 가운데 신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투자는 절대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하는지다.
―후발사업자들이 수긍할만한 조치로 생각하나.
▲그렇다고 본다. 번호이동성이 전면 시행되면 SK텔레콤이 사실상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는 후발사업자들의 걱정은 결국 기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환영하리라고 기대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동전화 시장이 경쟁제한적 상황이라는 후발사업자들의 주장을 인정한 것인가.
▲아니다. 솔직히 지금만 해도 시장경쟁을 제한할만한 법적인 수단도, 우리 스스로가 유도할만한 방법도 없다. SK텔레콤은 20여가지에 달하는 규제에 묶여있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번호이동성 시차제도 적용받지 않았나. 신세기통신 합병이후 후발 경쟁사들도 분명 크게 성장했다. SK텔레콤의 점유율만 따져서는 서로 상생할 수 없다. 지금이 경쟁제한적 상황이라고 생각하진 않으나, 미래에 대한 후발사업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뜻에서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합병인가조건 연장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원래 심의기간이 올해말까지인데, 지금 당장 그런 것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연장 운운하는 것은 우리는 물론이고 시장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오늘 발표에 대해 경쟁사들에게도 상응하는 대책을 요구할 것인가.
▲그런 뜻은 아니다. 시장 전반을 클린마케팅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고자 함이다. 조건부로 제시한 방안은 결코 아니다. 솔직히 기대한다면 앞으로는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논의는 없었으면 한다.
―일선 대리점에서는 타격이 예상되지 않나.
▲시장환경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시장흐름과 경영환경이 바뀌고 있다면 일선 영업체계도 자연스럽게 적응해 갈 것이다.
―만일 내년말 52.3%라는 점유율 기준을 지키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혹시 그때가서 점유율 52.3%를 넘긴다해도 경쟁제한적 상황은 아니다.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가서 후발 사업자들의 해지율이 문제가 될 순 있어도 의도적으로 조장하지는 않겠다.
―위성DMB 서비스 출시 시기를 후발사업자들과 맞출 용의가 있나.
▲DMB는 국가산업적인 사안이다. 특정 사업자들을 돌보기 위해 당면 과제인 신산업 육성을 늦출 수는 없다고 본다. 빠르면 빠를수록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 또한 후발사업자들이 몇달 늦게 시작한다 해도, 그사이 많은 가입자가 SK텔레콤에 몰려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올해 경영목표를 수정할 계획인가.
▲주주들에게도 약속한만큼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을 늘리는 방법으로 전체 매출은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특히 수익성 개선도 중요하다. 1분기 마케팅 비용이 매출의 19.9%였는데, 이번 조치로 당초 약속했던 18% 수준만 맞춘다면 남는 비용은 신규 투자나 수익성 개선으로 돌릴 생각이다.
―정보통신정책심의위와 사전 교감이 있었나.
▲결코 없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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