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Flexible) 인쇄회로기판(PCB) 수요 호황으로 기초 원자재인 폴리이미드(Poly Imide) 필름 수급 불균형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질 않고 있어 이를 전량 수입·가공하는 IT 소재 분야의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업체들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LG화학·두산 전자BG 등 업체들은 수입 의존 비중이 큰 연성 PCB용 FCCL 수요를 국산으로 대체하고자 FCCL 개발에 성공, 시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PI 물량 부족으로 양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양산화에 들어간 일부 FCCL 업체는 월 생산 능력의 약 28% 수준에 그치는 등 PI 원자재를 소량 공급받고 있어 FCCL 호황에도 공장 가동률이 오히려 하락하는 기현상을 보여 국내 FCCL 산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는 연성 PCB 응용 제품 확대로 세계 연성 PCB 생산량이 지난해 3270만 ㎡에서 2008년 7440만 ㎡로 증가하는 등 연평균 시장 성장률이 1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 PI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듀폰도레이·카네카 등 주요 PI 업체의 증설은 더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FCCL 업체들은 PI 시장에서 듀폰도레이·카네카 등 선두그룹이 아닌 후발그룹으로부터 공급 물량을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지만 국내 완제품 업체들이 선두그룹 제품을 선호, PI 공급처 다변화를 적극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또 신일본제철·아리자와 등 일본 FCCL 업체가 내수시장의 약 90% 내외를 점유하고 있고 국내 FLLC 업체들이 이를 올해부터 점차 수입 대체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PI 수급 부족 현상은 연성 PCB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도레이새한 한 관계자는 “PI 물량을 전량 도레이듀폰 측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레이듀폰 측이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남은 PI 물량을 한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원자재 수급난 심화로 공장 가동률이 매우 저조하다”고 밝혔다.
두산 전자 BG 한 관계자는 “8월 말께 월 6만 ㎡ 규모의 2층 FCCL 익산 공장을 준공, 양산에 들어가는 등 FCCL 수입 대체에 적극 나설 계획이지만 기초 원자재인 PI 공급 물량을 생산 능력의 50%선 밖에 확보하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은 FCCL 양산을 앞둔 한화종합화학·LG화학 등 모든 업체에서 똑같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FCCL 등 가공 원자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PI 등 기초 원자재의 국산화도 시급한 과제”라고 전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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