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폰의 등장으로 플래시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 시장의 가격경쟁이 심화되자 국내 업체들이 하드디스크(HD) 타입 MP3플레이어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장기적으로 MPEG4 동영상을 지원하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개발을 위해 HD 기반 기술이 필요한 데다 HD 제품이 플래시메모리 및 CD타입 MP3플레이어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인콤이 국내 최초로 ‘H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거원시스템도 세계에서 가장 긴 재생기능을 갖춘 HD 타입 MP3플레이어 ‘iAUDIO M3L’를 출시, 애플의 ‘아이팟’ 추격에 나섰다. 디지탈웨이, 넥스트웨이 역시 오는 6월 각각 1.5인치 4GB급 HD 제품(모델명 HD-200)과 1인치 HD를 내장한 MP3플레이어를 내놓고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전세계 HD타입 MP3플레이어 시장을 놓고 애플(80.8%), 리오(5.9%), RCA(3%) 등 선발업체와 레인콤(2.3%), 디지탈웨이, 거원시스템 등 국내 기업들의 레이스가 본격 펼쳐질 전망이다. 미국 NPD그룹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4년 2월 기준으로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은 애플이 32.2%의 점유율을 기록,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어 RCA(13.4%), 리오(12.8%), 아이리버(10.0%), 디지탈웨이(7.2%)가 추격하고 있다.
레인콤(대표 양덕준)은 현재 시판중인 10·15·20·40GB급 HD형 MP3플레이어 4개 모델에다 동영상 재생기능을 갖춘 PMP를 이르면 오는 6월 출시, 고부가가치 시장을 파고든다는 방침이다.
레인콤 양동기 부사장은 “올 2분기 1012억원의 매출을 기록, 작년동기 536억원에 비해 88.8%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이 가운데 HD제품 비중이 회사 전체 매출의 25%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원시스템(대표 박남규)도 24일 MP3 파일 약 1만곡을 담을 수 있는 40GB 대용량의 ‘iAUDIO M3’를 출시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컬러 LCD를 채택해 MPEG4, 디빅스(DivX)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도 내놓을 예정이다.
거원시스템 함연호 홍보팀장은 “현재 국내외에서 출시돼 있는 HD 타입 MP3 플레이어의 재생시간이 보통 8∼16시간에 불과한데 비해 세계에서 가장 긴 35시간 연속재생이 가능하다”며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HD 타입 MP3플레이어 수출 주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애플컴퓨터는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명함 크기의 4GB급 MP3플레이어 ‘아이팟 미니’ 를 이르면 오는 7월 국내 시장에 출시, 시장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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