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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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프레임의 다운사이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다운사이징 움직임은 이미 수년전부터 대세로 여겨져 왔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고민하는’ 수요처에 의해 시장은 더디게 형성돼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들어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다운사이징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봇물 이루는 다운사이징 프로젝트=GM대우는 OS390 기반의 기간계 시스템을 유닉스시스템인 수퍼돔 2대로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프로젝트 범위는 생산과 자재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를 대상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GM대우는 연말경 생산·자재를 다운사이징하는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해 전체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방송통신대학은 당초 한국썬과 리호스팅 형태로 다운사이징을 고려해 오다 최근 수퍼돔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면 재개발하는 것으로 확정지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하이엔드 수퍼돔 4대가 공급된다. 녹십자생명보험은 중형급 유닉스 서버인 rp8400을 기반으로 단계별 다운사이징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프로젝트 외에 현대해상이 빅뱅 형태로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키로 결정했으며, 세종증권도 CIO 단계에서 단계별 다운사이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캐피탈과 합병하는 삼성카드는 메인프레임 기반으로 서버통합을 우선 진행, 인프라를 통합한 후 연말경 유닉스 기반의 차기 시스템 개발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유닉스 업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보험은 한국IBM측과 기존 메인프레임 장비에 대한 보상을 전제로 한 다운사이징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앞서 유닉스 기반으로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확정지은 흥국생명은 HP와 IBM의 유닉스 장비에 대한 막판 저울질이 한창이다. 한달정도 후 서버 공급업자를 최종 선정할 것으로 알려져 대한생명 이후 보험권 중 두번때 다운사이징 수요처를 예약해 놓고 있다.

 강원모 한국HP 유닉스 마케팅영업 지원 조직(BCS) 매니저는 “최소한 1주일에 1건 이상의 다운사이징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하는 수요처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대응하기에 손이 모자랄 정도”라고 전했다.

 ◇공략과 수성=이런 시장 흐름에 대해 유닉스 진영은 ‘타이밍’과 수년간의 영업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타이밍은 메인프레임의 주역인 IBM OS390이 오는 9월로 중단되는 시기와 맞물려 다운사이징영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 실제 한국HP는 다운사이징에서만 최소한 5개 이상의 수요처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역시 여느 때와 달리 보험사 등 제2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리호스팅’ 영업을 적극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IBM에 따르면 현재 OS390은 삼성생명보험·국민은행·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 140여개 고객사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z990 신제품 출시 이후 현재 10여개 수요처 정도에서만 업그레이드 및 증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다수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에대해 수성하는 입장인 한국IBM측에서는 조만간 파트너 조직이 정비되고 영업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OS390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한 만큼 국내에서도 zOS로 교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등 본격 방어 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운사이징을 결정한 수요처에 대해선 p시리즈(유닉스) 사업본부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있을 것으로 보여 메인프레임시장의 주도권경쟁은 단순히 다운사이징만이 아닌 서버기업간 유닉스 쟁탈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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