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공인인증 의무화를 앞두고 전자상거래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지난 14일 통신판매협회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유료화 조치는 준조세와 같은 격”이라며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매출이 평균 25% 정도 줄어든 상태에서 유료화는 추가 매출 감소로 이어져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 등과 공조해 정통부 항의 방문, 사이버 서명 운동 등 적극적인 실력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업계의 목소리는 그만큼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이미 인증서가 일반화된 인터넷 뱅킹·사이버 트레이딩 분야와 전자상거래를 같은 기준에서 바라볼 수 없다는 나름의 논리도 깔려 있다. 인터넷 뱅킹과 사이버 트레이딩 분야는 인증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금융사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소비자도 공인 인증서로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일정 수준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이를 수용한다는 분위기다.
반면 전자상거래 분야는 상황이 완전 다르다. 산업계는 복잡한 인증서 발급 절차로 이용 고객이 크게 줄고 이에 따라 매출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스템 도입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 소비자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상품 몇 개 사는데 복잡한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데 막연한 거부감까지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거래 수수료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인인증의 순기능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 상대방을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거래여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방법은 하나다.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한 치의 양보없이 서로 입장만을 고집해 봐야 손해보는 것은 산업계와 정부다. 틈바구니에 낀 소비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몇 달만이라도 시행 착오 기간을 두고 절충안을 찾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산업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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