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밴 리베이트 `위험수위`

“비영리법인마저...”

 카드밴 업계의 리베이트 전쟁이 끝모를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논란에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금융결제원(이하 금결원). 은행 회원사의 출자로 만들어진 비영리 법인인 금결원은 그동안 타 카드밴 업체에 비해 비교적 정상적인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금결원의 한 대리점이 일반 가맹점에 공문을 보내 단말기 사용 건당 50원을 환불하겠다고 밝히면서 위험수위에 오른 카드밴사들의 리베이트 전쟁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금결원 대리점 혼전에 가세=최근 금융결제원의 카드밴서비스인 BANK-POS의 영업을 대행하고 있는 S대리점은 일반 가맹점에 팩스공문을 보냈다. 공문의 내용은 우량 가맹점에 한해 최신형 신용카드 결제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겠으며 단말기 사용 건당 50원을 환불하겠다는 것. 50원은 결제 대행 대가로 카드밴사가 신용카드사로부터 받는 건당 수수료(80원)의 62%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 대리점 관계자는 “한달에 결제 건수가 100건 이상이면 신용조회기 무상제공, 200건을 넘으면 건당 50원을 환불할 계획”이라며 “할인점 등 대형 가맹점이 아닌 일반 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은 아마 업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중단해야”=최근 카드밴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할인점 등 일부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의 80%를 리베이트로 지급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과열경쟁의 부작용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비영리 법인인 금결원이 영리법인의 과열경쟁에 뛰어든 것은 크게 잘못됐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의 설립목적은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고객의 편의성를 높이는 비영리적인 것”이라며 “금결원은 설립목적에 맞게 리베이트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사와 무관”=금결원은 그동안 대리점에 대해 과당경쟁을 지양할 것을 촉구해 왔으나 이번 리베이트 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금결원 한 관계자는 “이번 건은 대리점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본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타 카드밴사 대리점의 리베이트 경쟁에 따라 피해를 보던 대리점의 고육지책으로 본다”고 밝혔다.

 금결원은 이번 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산하 대리점에 과열경쟁을 자제하도록 주의를 촉구할 방침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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