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돌을 맞는 세계최대 엔터테인먼트 제전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12일(현지시각) 사흘간 일정으로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의 로스엔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한국의 엔씨소프트와 웹젠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소니·블리자드·일렉트로니릭아츠(EA) 등 엔터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 430개사가 참가, 규모면에서 역대기록을 또다시 경신하게 된다. 올해는 특히 인텔·AMD 등 반도체 기업까지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출품분야는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콘솔게임 △엔터테인먼트 및 에듀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교육용 소프트웨어 △게임 및 컴퓨터 액세서리 △모바일·PDA소프트웨어 및 기술 등 10개 분야다. 출품작은 약 5000여 점으로 추산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게임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아성을 구축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전세계의 이목이 다시한번 집중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세계최대의 온라인게임업체로 성장한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온 신작 ‘타블라라사’를 발표,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웹젠도 북미지역 유력 게임 개발사를 전격 합병하는 발표의 장으로 이번 E3를 활용할 공산이 크다. 이를 통해 ‘뮤’ 이후의 차기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미래 성장비전까지 동시에 제시하는 목적을 거둘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또 하나 ‘빅카드’는 한국 기업들이 개발중인 ‘플레이스테이션2(PS2)’ 및 ‘X박스’ 플랫폼용 게임들이 베일을 벗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 PS2의 소니와 X박스의 MS는 이번 E3에서도 자존심을 건 일대 혈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승부처 중의 하나가 바로 소니와 MS가 각각 어느 한국 게임개발사와 손을 잡느냐다.
MS가 이미 판타그램의 ‘킹덤 언더 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로 선제 공격을 하고 나섰으며, 이에 대한 소니 응수 제품도 E3 현장에서 전격 발표될 예정이다.
세계 이동통신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모바일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세계적 조류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번 E3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일본의 NTT도코모를 비롯한 세계적인 이동통신회사와 노키아 등 핸드셋 메이커들이 대거 참가하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대변한다.
국내 모바일게임업체들도 한국공동관 형태로 참여한다. 게임빌, 엔텔리젼트 등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모바일게임업체들이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수출가능성을 타진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주관하는 한국공동관에는 액토즈소프트, 하나로드림, 리코시스, 온네트, 오투미디어 등 15개 게임업체들이 참가한다. 제품라인도 온라인, 모바일, X박스, 아케이드 등 거의 모든 플랫폼에 골고루 걸쳐 있다.
이들 공동관 참가 기업들은 행사기간중 다각적인 수출 협상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E3에서 한국의 중소 게임업체들이 얼마만큼 많은 수출실적을 따낼지도 큰 관심사다.
<로스엔젤레스=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3란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는 영국의 ‘ECTS’, 일본의 ‘도쿄게임쇼’ 등 세계 3대 게임쇼의 맏형 꼴로 세계최대 규모의 게임전시회이다. 지난 95년 미국 인터랙티브디지털소프트웨어협회(IDSA:Interactive Digital Software Association) 주관으로 창설된 뒤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E3는 세계 유력 게임업체들이 그 해 출시될 주요 게임의 프리뷰 버전이나 데모버전을 출시, 세계 게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행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전시회를 통해 ‘피파’, ‘둠’ 등 세계적 히트작들이 배출됐으며, 지난 2002년에는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공개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를 비롯 EA, 닌텐도, 세가, 블리자드 등 쟁쟁한 게임메이저들이 단골로 참가한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0년 이후 20여 업체가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게임뿐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게임프로그램과 관련 장비, 솔루션, 주변장치, 콘텐츠 등이 폭넓게 전시돼 인터랙티브산업의 축소판으로도 불린다.
*단독 부스 출품 업체 소개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이번 E3에서 다채로운 차기작 발표로 글로벌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서의 위용을 과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게임에는 자체 개발한 ‘리니지2’를 비롯해 ‘시티오브히어로’ ‘타블라라사’ ‘오토어썰트’ 등 모두 4종.
가장 눈여겨 볼 작품은 이번 E3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타블라라사’다. 엔씨소프트 미국지사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처드 개리엇씨가 지난 2001년 5월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후 처음 발표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판타지류 게임과는 전혀 다른 온라인게임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넷데블에서 개발하고 엔씨소프트에서 퍼블리싱하는 ‘오토어썰트’는 미래형 자동차를 소재로 한 레이싱 게임이다. 레이싱 게임 특유의 짜릿한 속도감과 액션게임의 타격감을 한번에 맛볼 수 있다.
지난해 E3에서 선보였던 온라인 전투게임 ‘길드워’도 한층 새로워진 모습으로 게임팬들을 찾아간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개발스튜디오 아레나넷이 개발한 이 게임은 E3 기간 중 온라인과 잡지 번들로도 제공돼 E3 에 참가하지 못한 일반인들도 접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2’는 최고 수준의 3D 그래픽과 대규모 전투와 혈맹간 연합이 돋보이는 게임으로 국내에서는 이미 최고 동시접속자 11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게임개발사 크립틱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시티오브히어로’는 가장 미국적인 캐릭터를 이용한 액션 온라인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영웅, 악당, 외계인, 갱단의 전투와 모험이 게임의 흥미를 더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다양한 게이머들의 취향을 차별화된 게임으로 만족시키겠다”며 “미래 온라인게임 방향도 엔씨소프트 부스를 통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웹젠
온라인게임업체 웹젠(대표 김남주)은 이미 아시아시장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뮤’를 이번 E3를 통해 미주와 유럽 등 미개척 시장으로 확대하는 호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또 각종 모바일게임을 비롯해 최근 판권을 인수한 ‘나이트로 패밀리’ 등도 전시할 계획이다. 특히 웹젠은 E3를 통해 유명 게임개발업체 인수나 합작, 유명 게임판권 인수 등 깜작뉴스 발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체 개발한 온라인롤플레잉게임 ‘뮤’는 이미 중국, 대만, 일본, 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는 모두 진출해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뮤의 가장 큰 특징은 SF영화를 보는 듯한 스킬과 마법, 타격감을 구현하는 화려한 그래픽이다. 여기에 10만가지 이상 조합할 수 있는 캐릭터 아바타는 개성이 강한 네티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도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다양한 모바일 게임도 선보인다. 먼저, 온라인게임 ‘뮤’를 소재로 한 ‘뮤모바일’은 ‘로렌시아 에피소드’와 ‘흑기사외전’ 등 2가지 버전이 있다. 모바일에서 얻은 경험치를 온라인게임 ‘뮤’로 연동할 수 있는 것이 이들 게임의 특징. 로렌시아 에피소드는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만큼 캐릭터가 이동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부루마블식 게임이다. 흑기사 외전은 몬스터와의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획득하는 전형적인 롤플레잉 게임이다.
‘닷핵모바일’도 눈길을 끈다. 일본의 대표적인 원소스멀티유즈 기반 콘텐츠 ‘닷핵’을 소재로 한 이 게임은 웹젠이 모바일게임업체 플럭스 인수 후 첫 개발한 작품으로 전략적인 게임 플레이가 돋보인다. 최근 판권을 확보한 델피아이의 1인칭슈팅게임 ‘나이트로 패밀리’도 소개될 예정이다. 마약왕과 마피아를 소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나이트로패밀리’는 스타일이 돋보이는 양손무기와 공중콤보, 폭탄 등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B급 영화를 보는 듯한 낯설면서도 유머러스한 그래픽이 일품이다. 웹젠 김남주 사장은 “이번 E3를 통해 웹젠의 가능성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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