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디지털 전도사’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대 교수 겸 미디어랩 소장은 7일 SBS 목동 사옥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상식을 갖춘 컴퓨터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휴대폰은 앞으로 추가 기능을 하드웨어로 구현하기보다 소프트웨어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야한다” “통신은 앞으로 통신인프라를 통하지 않고 기기간 직접 송수신하는 쪽으로 발전한다” 등 미래 통신 환경의 변화를 예언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상식을 갖춘 컴퓨터’란 무엇인가.
▲주변 상황을 이해하는 지능을 가진 컴퓨터다. 이를테면 집에 있는 애완견은 나를 대신해 은행에 가지는 못하지만 주변 환경과 나를 잘 이해하고 있다. 컴퓨터도 이 정도의 상식이 필요하다. 상식을 갖춘 컴퓨터는 인공지능을 갖게 되겠지만, 이는 더욱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식적인 수준의 환경 인지를 위한 지능이다. 일례로 내가 작업 중에 실수로 컨트롤-알트-델리트 키를 치면 다 날아가 버린다. 상식이 통하는 컴퓨터는 작업중인 상황을 고려해, 내 조작이 실수라는 것을 이해해야한다.
―(디지털포럼 개막 기조연설에서)휴대폰의 기능이 포화 직전이란 말을 했는데.
▲맞다. 휴대폰은 카메라, MP3 등 너무 많은 기능들이 들어와있다. 다른 기능을 집어넣을 수 없는 한계 상황이다. 이를테면, 유럽의 경우 휴대폰 안에는 6개 언어가 있다. 고객은 처음 한개 언어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사용하지 않는다. 결국 휴대폰에서 언어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돼야한다.
―한국에선 휴대폰에 방송 기능을 넣으려한다.
▲방송, 라디오 등을 휴대폰 기능에 추가하는 방향은 옳다. 요지는 단지 각 기능들을 얻을때(소프트웨어형태의) 다운로드로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방송 수신의 경우 관련된 여러 기능과 옵션이 있을테고 이런 부분은(하드웨어로 초기부터 휴대폰에 집어넣을게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해 다운로드하도록 해야한다. 더이상 하드웨어가 아닌, 다운로드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발전해가야한다.
―텔레커뮤니케이션의 변화 방향은 어떤가.
▲통신인프라가 없는 통신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즉, 각 통신장치들이 직접 서로 네트워킹해 송수신하는 모델이 대두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방 안에 있는 휴대폰(또는 노트북)끼리 서로 직접 송수신하는 모습을 상정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통신인프라에 바탕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지지 않는다. 쉽게 메인플레임과 PC간의 관계를 생각해보라. 결국, 서로 다른 역할로 상존할 것이다.
―100달러 이하의 노트북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100달러 이하의 노트북이지만 풀 컬러에다 스크린 크기도 기존 노트북과 비슷하다. OS는 리눅스를 쓴다. 6개월내 시제품이 나올 것이다. 첫번째 레퍼런스인 셈이다. 그러나 이게 100달러 이하의 노트북 모델이 바로 되기는 힘들다. 왜냐면 우리는 OS 이외에 하드웨어, 다른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오픈을 추구한다. 하드웨어 역시 오픈해서, 많은 이들의 창의력을 기울여 하드웨어를 발전시킬 것이다. 이는 가격 인하로 이끌어낸다. 앞으로 개도국 등에 교육용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미디어랩은 한국 진출을 추진한 바 있다.
▲미디어랩 연구소 설립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결국 결론에는 도달치 못했다. 최근 미디어랩은 미국외 지역에 미디어랩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이 올바른 모델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다른 모델, 즉 해당 국가에서 파트너를 구하고 파트너로 하여금 연구소를 설립케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미 대만에서 이런 모델을 진행 중이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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