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가 지난달 29일 이통사업자들에 방판 및 특판을 자제하도록 통보했으나 SK텔레콤이 오히려 강화할 움직임이어서 대리점들이 반발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국 대리점에 방판으로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8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5월 대리점 영업정책’을 전달했다. 특히 SK텔레콤은 ‘1040게릴라전투(10일까지 5월 전체매출의 40%를 달성하는 프로젝트)’라는 이름아래 가입자 확보에 전력해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지난달 29일 통신위는 SK텔레콤 전국 대리점 연합회인 전국이동통신경영자연합회(이통련, 회장 김성길)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방판 자제를 요청했다.
5월 10일까지 SK텔레콤이 밝힌 단말기 판매원가표를 보면, 출고가 24만4000원짜리 휴대폰을 방판이나 특판으로 판매하면 20만7000원이 인센티브(보조금)로 지급된다. 대리점은 나머지 3만7000원만 내면 휴대폰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대리점 관계자들은 “방판이 대리점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는 목표량을 판매해야 그레이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리점에서는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공짜폰’을 돌리는가 하면, 가입비(5만5000원)까지 지불해 줘야 하기 때문. “오히려 SK텔레콤이 이렇게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대리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을 정도다.
지방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정씨는 “‘공짜폰’과 동일한 기종이 매장에서는 고가에 판매되는데, 누가 매장을 찾겠느냐”며 “하는 수 없이 ‘아줌마부대’를 동원해서 방판을 하고 있지만, 수당 지급하고 다른 매장보다 싸게 판매하려면 20만원씩 받는 인센티브도 무용지물”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달에도 SK텔레콤이 방판을 강화한다는데, 대리점을 계속해야 할지 고심”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경쟁사 방판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 수준”이라며 “일부 대리점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초기이다 보니, 운영 미숙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해 영업정책을 시정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통신위 양동모 과장도 “방판을 하는 과정에서 보조금이 지급됐는지 여부를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며, 증거자료가 다수 확보되는 대로 통신위에 안건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다, 이통련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마련에 나설 방침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방판이나 특판은 이통사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벌이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지만 보조금이 휴대폰 출고가 이상 지급될 경우 불·편법 영업에 속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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