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 다르네

다운로드 서비스로 옮겨붙은 MP3폰 경쟁

우여곡절 끝에 지난주를 기점으로 이동통신 3사의 MP3폰이 모두 출시됨에 따라 KTF와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오픈한 MP3다운로드 서비스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P3폰의 파급력을 감안할 때 이들 서비스의 성공여부에 따라 국내 유료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적절한 가격이면 유료음악도 이용하겠다’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 업체들의 유료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 서비스가 자사 MP3폰만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아직 업체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저마다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기존 온라인 음악서비스 시장의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500원만 내세요=선수를 친 것은 KTF다. 매직엔(http://www.magicn.com) 사이트를 통해 MP3다운로드 가격을 1000원에서 500원으로 파격 인하한 것이다. KTF의 이 같은 행보는 유료 음악서비스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KTF의 의도대로 소비자들이 500원이라는 가격에 호응해 음원권리자와 CP들이 ‘박리다매’의 효과를 거둘수만 있다면 ‘음악 다운로드=800원’이라는 암묵적인 시장가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500원 승부수’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KTF는 음원권리자들의 압박에 못 이겨 가격을 다시 올릴 수 밖에 없어 ‘한국에서 유료서비스는 안 된다’는 사실만 재확인할 수도 있다.

 KTF는 가격인하와 함께 현재 가요 위주로 8만곡 정도인 음원 데이터베이스를 크게 늘리고 유럽 음악처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음악들을 추가시켜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계획이다.

 무료 다운로드 행사는 지양한다. 미디어팀의 박미정 과장은 “공짜에 맛들인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무료 다운로드 행사를 펼치는 것은 유료시장의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짜 서비스 대신 구매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유료서비스에 익숙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 편의 극대화=SK텔레콤은 ‘사용자 편의 극대화’ 전략을 수립했다. 실제로 최근 개시한 ‘네이트 MP3서비스’는 웹 포털 형태를 띠고 있는 KTF와 삼성전자 서비스와 달리 정식 유료음악서비스에 못지 않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애플의 ‘아이튠스 뮤직스토어’ 서비스를 겨냥한듯한 전용 프로그램 ‘네이트 MP3플레이어’를 제공해 음악 선곡부터 MP3폰으로의 전송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하가 많이 걸리는 무선 주문형음악(MOD)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습득한 데이터베이스 및 네트워크 안정화 노하우를 활용해 쾌적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한다.

 앞으로 기존 MOD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유선 다운로드 콘텐츠를 패키지 개념으로 제공하고 고객이 유·무선 콘텐츠를 연동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뮤직라이선스뱅크(MLB)라 불리는 정산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음원권리자들에게 투명한 이익분배를 보장했다는 점도 중장기적인 강점이다.

 SK텔레콤은 4월 말까지 10곡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5월부터는 매월 일정 곡을 무료로 내려받게 할 계획이다. 현재 약 8만곡의 음원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3만곡 정도를 서비스 중이며 네이트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는 디지털 싱글 앨범을 추가하기로 했다.

 ◇전문 음악서비스 업체의 세심한 관리=삼성전자가 애니콜랜드(http://www.anycall.com)를 통해 제공하는 MP3 서비스는 지난 2000년부터 온라인음악서비스를 운영중인 위즈맥스(대표 금기훈 http://www.mylisten.com)가 관리한다는 강점이 있다. 전문업체의 세심한 관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신곡 위주로 7만곡의 음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애니콜 구매자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포인트를 활용해 MP3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어 소비자가 손쉽게 유료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다음달 14일까지는 500곡 중에 10곡을 무료로 선택하는 무료음악 다운로드 행사도 진행한다.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콘텐츠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설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의지만 확고해진다면 위즈맥스의 운영 노하우와 삼성전자의 추진력이 시너지를 일으켜 언제든지 온라인음악서비스 시장에서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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