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T IT]한국IT렌탈산업협회 출범 기념 특별좌담회

‘IT강국, 코리아에서 기업 정보화 대국으로’

전자신문과 한국IT렌탈산업협회는 22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렌트IT에 대한 인식확산과 이용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한국IT렌탈산업협회의 공식 출범에 맞춰 치러진 이날 좌담회에는 정부와 산·학·연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석, 새로운 기업 정보화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IT렌털 산업의 현주소와 효과적인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편집자>

◇사회=이제 IT렌털 방식이 SW의 발전방향과 유통방식의 변화를 이끌면서 새로운 디지털 환경으로의 전이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최근 다양한 시장 주체들로 구성된 한국IT렌탈산업협회가 발족한 만큼 오늘 이 자리가 렌털 방식의 IT서비스에 대한 중요성과 효과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향후 실질적인 발전방향과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우선 렌트IT와 관련해 정부정책, 수요기업 및 사업자의 현황에 대해 간단히 논의해보자

◇석호익(정통부 정보화기획실장)=정통부는 경기침체의 골이 깊었던 지난 2001년부터 산업자원부와 역할분담을 통해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정통부의 중기 정보화지원책은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화 모델에 초점을 맞춰왔다.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보면 기업 규모가 50억원 이하일 경우에는 경영자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경우는 단순관리가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정보시스템을 구현해도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나마 50인 미만 중소기업 가운데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 역시 25%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ASP방식의 정보화 방식이다. 이제 전기나 물을 사용하기 위해 발전기나 양수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강력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해 필요한 솔루션을 필요한 만큼 사용하면 되는 유틸리티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정부는 기존의 ASP 방식의 정보화모델에 웹서비스를 연계해 수요자의 서비스 선택권과 질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서유열(KT 솔루션사업단장)=ASP사업이 3년전 화두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공급자·수요자 모두 이해도가 떨어졌다. KT는 IT의 혜택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을 겨냥해 토털 ASP 플랫폼인 비즈메카를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와 통신 인프라의 우위를 바탕으로 일반기업, 상공인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하고 솔루션 업체들도 각자 개발한 솔루션을 플랫폼 위에 얹어 검증받고 시장을 넓혀가는 기회로 자리잡고 있다.

IT렌털은 세계적인 수준의 브로드밴드망과 솔루션을 이용해 새로운 부가가치 생태계를 구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KT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동남아 국가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

◇위귀복(삼성SDS 상무)=대기업도 렌트IT의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IMF 이후 삼성 관계사와 분사한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기업에 공통적인 그룹웨어·ERP 시스템의 ASP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제 IT 활용의 트랜드는 자체 개발에서 패키지 도입을 거쳐 IT아웃소싱, 그리고 ASP를 포함한 렌트IT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현금흐름이 중요해지면서 총소유비용(TCO)·투자대비효과(ROI) 관점에서 IT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안중호(서울대 교수)=ASP의 장점은 소유에 따른 하드웨어 구입, 개발·유지보수 등 TCO의 절감에 있다. 미국은 50∼70%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ASP는 규모의 경제 성격이 짙기 때문에 IT의 시대적 트랜드와 최신 전문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요기업은 여기서 발생하는 역량을 핵심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다양한 곳에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형 기업의 구현에도 일조하고 있다.

최근 ASP 활용사례를 연구한 결과 중소기업이 ASP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려면 우선 경영혁신 등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의지가 필수적이다. 특히 ASP도입에 따른 내부 조직의 저항은 CEO의 의지와 교육 등으로 극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급자의 전문성과 산업지식이 중요하다. 그동안 경쟁업체 도입, 정부지원책 편승, 공급자의 강권 등으로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도 많았지만 역시 이 같은 외적 요인보다는 CEO와 내부조직의 의지가 성공의 잣대가 되고 있다.

◇오병기(넥서브 사장)=최근 3년 동안 ASP사업을 보면 결국 비즈메카 등과 중기업 대상 ERP 기업들의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고 규모가 작은 수요자를 겨냥한 ASP사업자의 생존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중소기업은 ERP 도입시 1억 원 정도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엔 가격이 2000∼3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ASP 사업자 역시 기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는 곧 서비스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전문사업자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시장 형성이 더욱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미국 ASP시장은 점차 중소기업 대상 시장이 커지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 넷넷조 등 업체들이 부활하고 있는 것도 적정한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SW산업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제 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ASP활성화는 적정한 유료화 서비스를 정착하는 계기이자 시장범위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음반산업도 오프라인 산업의 축소와 온라인 음반산업의 확대로 유통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더 나아가 향후 IT렌털이 정착화되면 궁극적으로 소프트웨어의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효과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한 걸림돌과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위귀복=우선 최근들어 IT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점이 강조되다 보니 결국 IT자원을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져 렌트IT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렌트IT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이 IT를 SW·HW·NW 등 IT인프라와 DB정보 등 기업고유의 정보자원을 구분하지 않고 IT가 기업경쟁력이라는 막연한 인식을 탈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IT 인프라를 공유하되 기업 고유의 정보는 구분한다는 렌트IT 개념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이다.

300만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현재 대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렌트IT 도입을 활성화해 격차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공단이나 중국진출 기업, 현재 조성중인 개성공단 등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는 노력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도 업종·지역 별로 정보시스템의 공동 구축과 활용이 가능하고 사업자가 참여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서유열=KT도 빌려쓰는 IT솔루션을 모토로 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약 40% 정도의 인지도가 나왔다. 이제는 이를 기업 입장에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각 사업자들은 기업의 경쟁력과 빌려쓰는 솔루션의 밀접한 상관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오병기=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서비스 중단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재는 서비스 사업자가 보상해야 하는 책임구조를 안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대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사태를 대비해 보험 등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제 중소기업 정보화도 중기업·소기업·자영업자 등 규모별로 세분화한 서비스와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5인이하(약 270만개), 5∼50인(약 20만개), 50∼300인(약 3만개) 등의 규모를 가진 중소기업들은 저마다 정보화에 대한 요구가 다르다. 각 규모별 사업자 수와 산술적인 지원이 국가 차원의 정보화 효과와 반드시 비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영업자들은 회계 공개에 대한 두려움으로 ASP 활용을 주저하고 있다. 중기업은 회계공개 이슈보다는 컨설팅·교육·운영 유지보수 등에 대한 고민이 크다.

◇석호익=선진 글로벌 기업들도 IT 패러다임이 자체 구축, 패키지 구매, 아웃소싱 등에 이어 접속을 통한 유틸리티화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SP나 IT렌털 등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관련협회, 사업자들이 성공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기업의 인식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세원 노출에 대한 수요자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안다. IT화로 기업 투명성이 제고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세금감면책도 정부 차원에서 고려중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그만큼 기업 수익이 증대한다는 점을 수요기업들이 인식해야 한다.

결국 IT솔루션을 자체 구축해도 유지보수가 중요하다. 과거 PC나 HW구입시 SW는 덤으로 얹어 주는게 당연시됐다. 정부정책도 유지보수, 운영과 관련된 부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본다.

50∼300인 규모의 중기업은 정보화 방식에서 고민이 많다. 자체구축과 ASP를 놓고 어떤것이 적정한 대안인지를 고민하고 합당한 지원과 활성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안중호=성공의 관건은 CEO의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에 크게 좌우된다. 조직내에서는 여러가지 저항이 나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 IT를 도입하면 다양한 효과를 본다고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업무 증가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부서간 위상변화와 학습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극복이 요구될 것이다.

또 인원감축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CEO가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위귀복=중기업의 경우 자체 구축방식이냐 렌털이냐를 고민하고 있다. 이제 수요기업들의 선택기준에 TCO가 작용하고 있는만큼 ASP 사업자들도 이에 대한 준비와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사회=공공기관도 공통의 업무 프로세스를 갖고 있어 ASP도입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석호익=그동안 정부정책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했다. 올해에는 전자정부 IT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능한 한 웹서비스 도입을 권장할 것이다. 또 ASP와 웹서비스를 결합한 시범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도 정부 정보화 시행계획에도 ASP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위귀목=그동안 산발적으로 알려진 성공사례를 시스템화해 기업들에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성공사례를 토대로 공동 시스템 구축과 활용에 나설 경우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업종별 정보공유와 홍보가 필요하다. 시범적으로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ASP를 적용해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서유열=ASP사용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공기관은 물론 대기업도 가세해야 한다. 대기업과 협력중인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그 협업체계의 모델로 ASP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추진중인 웹서비스의 접목을 통해 공통의 모듈을 활용함으로써 서비스를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

◇사회=렌트IT의 활성화는 수요기업의 강력한 의지와 뚜렷한 목표 의식을 바탕으로 신뢰기반 조성, 보안성 우려 불식, 세제혜택 등을 위한 정부와 사업자간 공동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렌트IT 활성화를 위한 이같은 노력이 ‘정보화대국, IT코리아’를 구현하는 뇌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정리=<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기고: ASP는 시대적 조류-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는 IT관련 비즈니스모델의 표준이자 피할 수 없는 조류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시장은 이미 SW산업도 일종의 서비스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SW시장은 최근 2년 간의 IT 경기침체를 거쳐 지난해부터 재도약기를 맞으며 오는 2006년에는 200억 달러 규모(IDC 자료)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약 175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국내시장은 전사적자원관리(ERP)·그룹웨어 등의 솔루션에서 벗어나 고객관계관리(CRM)·콜센터 등의 분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정능력과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가진 중소기업(SMB)이 적은 비용과 운용부담으로도 기업 IT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ASP이다.

ASP는 IT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인프라에 대한 위험과 과도한 초기비용의 부담을 줄여준다. 일반적으로 ASP의 비용은 기존 정보시스템을 개발해 구축하는 것보다 초기 구축비용을 40∼60%를 절감할 수 있다.

또 기업은 ASP로 다양한 기업정보시스템들 중에서 필요한 부분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정보시스템을 과감히 줄일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전산 인력을 최소화하여 추가 인력을 기업역량에 집중시킬 수 있다.

ASP는 IT인프라를 구매해 기업의 자산으로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시스템의 복잡성 및 변화와 상관없이 IT 자산을 원하는 대로 쉽게 업그레이드하고 변경할 수 있어 기업경영의 탄력성도 높일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은 IT투자에 대한 예산수립과 원가 통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ASP는 일정기간 사용하고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이므로 잠재적인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고 요금 지불체계가 단순해 전체 소요비용의 예측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ASP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제 관련 법·제도의 정비와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국내 ASP관련 정책은 ‘ASP 보급·확산 사업’과 ‘소기업네트워크화사업’을 큰 축으로 움직여 왔다. ASP 보급·확산 사업을 통해서는 ASP 전문업체가 설명회나 개별 마케팅을 통해 수요기업을 발굴할 경우 컨설팅 및 교육비용이 지원됐고 소기업네트워크화 사업은 초고속망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통해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자의 정보화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중소기업 시장을 업종·규모·매출액 등의 단순 분류보다는 IT투자비율에 따른 구매력, IT솔루션의 경쟁력 기여도, 업종별 경쟁력 강화요소 등으로 세분화하고 이에 따른 법·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ASP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록 빌려쓰는 개념의 애플리케이션이더라도 솔루션을 구축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로 발전해 나가야한다. SW가 서비스라는 성격을 가지듯 ASP도 서비스의 일종이다.

이제 공급자는 물론 수요기업들도 기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같은 새로운 흐름을 두려워 하지말고 그 흐름과 적극적인 만남에 나서야 할 때다.

■주제발표: IT 렌털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

국내 IT산업은 지난 수년간 한국경제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원으로 국민경제의 성장을 주도해 왔고 전통 기업들도 세계 최고의 초고속망 인프라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IT투자를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에 힘써 왔다.

하지만 이러한 IT투자는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나 일부 중견기업에 한정되고 IT전문가나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에게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모두가 기업활동에 필요한 IT 솔루션을 저렴한 비용으로 빌려쓰는 IT렌털 산업의 출현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기업 정보화를 위해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쓴다는 개념은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불릴 만큼 획기적인 인식 전환과 함께 폭발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됐지만 기업의 전통적인 소유의식과 보안성 우려, 홍보 및 교육 부족 등으로 더딘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 사용자들의 활용 효과가 검증되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개발, 공급되면서 고객 수요가 꾸준히 늘고 공급자들 가운데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7월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실시한 ‘국내 ASP산업 보급실태 및 수요조사’에 따르면 기업정보의 유출의 우려 등 IT렌털에 대한 부정적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향후 정보시스템 도입시 아웃소싱과 ASP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과 ASP서비스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정보유출에 대해 적은 우려를 갖고 도입효과에 더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다는 점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는 국내 IT렌털 시장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우선 정부, 업계, 학계 모두가 공급자 우선의 시각에서 벗어나 수요 기업의 IT도입 목적에 바탕을 두고 차별화된 정책 및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공급자 간에도 상호경쟁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성공사례나 아이디어의 공유를 통해 IT 렌털 산업의 확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여기에 대형 네트워크 사업자, 다양한 정보화 솔루션 업체들 간 신뢰성 제고를 위한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 국내 IT업계를 주도하는 각 시장 주체들이 협력해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공동의 마케팅과 고객지원에 나서 수요자가 신뢰할만한 사업자로서 포지셔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비즈메카로 대표되는 ‘빌려쓰는 IT 솔루션’을 주요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는 KT 역시 수요자에게는 저렴한 정보화 실현을 통한 기업역량 집중 및 생산성 향상을, 공급자에게는 안정적 판로 확보를 통한 기술력 향상의 계기를 제공하면서 IT렌털 확산을 위한 상생의 환경을 구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제 수요자 기반의 IT렌털이 장기적으로는 그 수혜가 공급자나 수요자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는 한국경제의 신성장 동력원이자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도록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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