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황우석 교수님께.
엊그제 열린 후원회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오명 과기부 장관, 진대제 정통부 장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 정운찬 서울대 총장 등 내로라 하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인사가 모여 대성황을 이뤘죠.
국회의원·연예인·예술가의 후원회는 있었지만 과학기술자 후원회는 처음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들이 한결같이 “개인 자격으로 왔다”, “황 박사님을 좋아해서 왔다”, “둘도 없는 친구다”라고 말한 점이었습니다. 이 날 후원회는 평소 각계에서 두루 존경받고 있는 인품이 그대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박사님은 이제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학자라기보다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그만큼 어깨도 무거우시리라 짐작됩니다.
특히 원내 1, 2당 대표의 박사님에 대한 헌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박사님과 동기(서울대 72학번)라는 정동영 의장은 “황 교수님이 배아줄기세포 복제라는 세계적인 성과를 만들고 발표하고 CNN, BBC 등에서 톱뉴스로 보도할 때 한국 신문의 1면은 탄핵공방이었던 것이 개탄스럽다”며 “앞으로 한국의 과학기줄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화끈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죠. 박근혜 대표도 “앞으로 과학기술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파악해서 이를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자 입장에서 걱정되는 점은 황 교수님 명성으로 인해 본인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치 논리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급한 이들이 교수님을 총선 이후 차기 과학기술부 장관 하마평에 올려놓았을 정도였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아이콘이 된 인물을 실험만 하게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하게 됩니다.
과학기술인으로서 정치인들의 공약사항을 지키도록 비판과 견제를 게을리해서도 안 되겠지만 정치의 액세서리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점은 황 박사님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박사님은 기회가 될 때마다 “실험실로 돌아가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변의 유혹이 있을 때마다 박사님의 연구 성과를 기다리는 가수 강원래 씨 등 수많은 장애우와 불치병 환자들을 떠올리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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