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쟁취냐, 영향력 유지냐.’
3주 앞으로 다가온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NTT도코모의 신임 사장 선임 문제로 최대주주인 NTT와 도코모간에 미묘한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최근 도코모 측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사업 초기 멤버인 츠다 시로 부사장(58)을 역시 엔지니어 출신인 현 타치가와 케이지 사장 후임으로 내정하고 다음달 5일 2003 회계 연도 결산 발표와 함께 공개할 속셈이었다. 그러나 도코모의 이러한 의도는 도코모 지분 62.9%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NTT의 벽에 부딪혀 단지 ‘희망 사항’에 그치고 말았다.
도코모는 20일 츠다 부사장의 사장 내정을 건강상의 이유로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세간에선 도코모가 NTT와의 의견 조정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장 인선에서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NTT가 엔지니어와 비 엔지니어 출신이 번갈아 가며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오르는 그룹의 인사 관행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사실 NTT의 노리오 사장은 ‘시너지 효과’를 구실로 자회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도코모도 예외는 아니다. 일례로 지난해 말 도코모는 1900억엔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는데 이 때 NTT는 도코모 보유 주식 중 1900억엔 정도를 매각해 상당한 시세 차익을 챙겼다.
하지만 도코모 측도 나름대로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휴대폰 결재 시스템인데 도코모는 그룹 자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에서 개발한 시스템 대신 소니의 스마트카드인 ‘페리카나’를 선정해 사용하고 있다.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 도코모는 노리오 사장과 관계가 좋은 나카무라 마사오 부사장(59)을 대안으로 제시, 한 발 물러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나카무라 부사장은 노조 출신으로 최고 경영자에 조합 출신을 고려하는 NTT의 전통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인물이란 평가다.
하지만 NTT가 도코모의 새 인물을 흡족히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츠다 부사장과 나카무라 부사장 중 어느 쪽이 신임 사장으로 결정되든 도코모는 타치가와 사장이 애정을 보여온 해외 사업 비중을 줄이고 3세대 휴대폰 서비스 개시를 기점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사업 쪽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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